삼성 인사 임박..임원 70% 물갈이 `2009년 인사 혁명` 재현될까

이르면 금주 권오현 부회장 후임 선임 예상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11월 1일자 유력
삼성 특검 이후 윤종용 부회장 사퇴와 닮아
당시 이기태-황창규 동반 퇴진 등 세대 교체
  • 등록 2017-10-17 오전 5:00:00

    수정 2017-10-17 오전 5:00:00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 발표로 조만간 2009년 1월 ‘인사 혁명’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오현 부회장이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주최 행사에서 기조 연설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총수 부재’ 상황의 삼성전자(005930)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전격 용퇴를 결정하면서,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윤종용 부회장 퇴임과 함께 임원 70%를 물갈이 한 2009년 ‘인사 혁명’이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직후 윤종용 부회장이 퇴임을 발표했고, 이듬해 1월 인사에서 ‘애니콜 신화’ 이기태 부회장과 ‘황의 법칙’ 황창규 사장 등 핵심 수뇌부가 동반 퇴진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졌다. 올해는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30주기와 이건희 회장 취임 30주년이 맞물려 시기적으로도 삼성의 세대교체가 예상돼 왔기 때문에 2009년을 뛰어넘는 고강도 인사 및 조직 개편이 점쳐지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이르면 이번주 내에 권오현 부회장이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및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 대한 후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삼성전자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31일(11월 1일자)에 발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장단 인사의 폭은 전자·금융·건설 등 삼성 전 계열사가 포함될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과거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등 총괄 조직이 주도하는 방식을 벗어나, 각 계열사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필요한 인력을 요청·추천하고 이사회 동의를 거쳐 맞바꾸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앞서 올 하반기 신입 공채에서 이런 관련 계열사 별 TF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권오현 부회장의 이번 용퇴 발표는 삼성 특검으로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퇴진을 발표한 직후 있었던 그해 5월 윤종용 부회장 사퇴 상황과 꼭 닮아있다. 당시 총수 부재 속에서 삼성전자를 이끌던 윤종용 부회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이윤우 부회장 체제로 전환됐고, 이듬해 1월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사 혁신이 이뤄졌었다. 이번에도 권오현 부회장의 뒤를 이을 CEO(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세대 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그러나 DS부문의 경우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을 요구하는 사업이라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 등이 이어받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기남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경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1심에서 5년형을 선고 받고 2심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부회장 스스로도 인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09년 1월 사장단 인사에선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이기태 부회장과 황창규 사장이 동반 사퇴했고,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휴대전화 △디지털미디어 등 4개 사업부는 부품을 담당하는 ‘DS부문’과 완제품을 맡는 ‘DMC부문’ 등 2개 사업부로 재편됐었다. 최지성 전 미전실장(부회장)이 당시 인사에서 DMC부문을 맡으며 이윤우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루며 급부상했고 이후 삼성의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또 연이어 이뤄진 임원 인사에선 전체 임원의 70%가 보직 이동하는 대대적인 물갈이와 연봉 10~20% 삭감까지 이뤄지며 ‘인사 혁명’이란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다음달 1일 자로 예상되고 있는 사장단 인사는 2009년과 비교해 더 큰 폭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30주기(11월 19일)과 이건희 회장 취임 30주년이 맞물려 애초부터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예고돼 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라는 돌발 변수 속에서도 ‘관리의 삼성’이란 수식어가 말해주듯 원래 예정된 수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말 등기이사에 선임된 것은 올해 회장 승진을 염두에 둔 부분”이었다며 “미전실을 대체할 컨트럴타워 조직을 포함한 삼성 혁신에 대한 로드맵도 구상해 놓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이 조만간 삼성전자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미전실 해체 후 안식년에 들어갔던 김용관 삼성전자 부사장, 권영노 삼성물산 부사장 등이 얼마 전 삼성전자와 삼성SDI로 각각 복귀한 것도 이번 인사 준비를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선 회사를 떠났던 나머지 미전실 팀장들도 경영 상황 변화에 따라 복귀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권 부회장에 대한 후임 결정 등 후속 인사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와 각 계열사들이 서로 필요한 인력을 주고 받는 식으로 같은날 사장단 인사를 하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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