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래의 CEO스토리]장애인 형·누나 위해 돈 더 벌어야

방송통신 솔루션 중견기업 가온미디어 임화섭 대표
장애인 누나·형 부양 위해 대기업 나와 2001년 창업
2017년 기준 매출 5284억 올린 글로벌 중견기업 성장
연말이면 장애인시설 찾아 봉사활동으로 한해 마무리
  • 등록 2019-02-09 오전 3:00:00

    수정 2019-02-23 오후 4:20:33

임화섭 가온미디어 대표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방송통신 솔루션 중견기업 가온미디어(078890). 이 회사 임화섭 대표(55)를 처음 만난 건 2012년 12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소망재활원’에서였다.

당시 임 대표는 강당에서 1시간가량 장애인들과 어울려 노래를 불렀다. 이후 그는 장애인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청소와 식사 준비 등을 했다. 임 대표는 당시 “지난 1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연말에는 옆과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듬해 12월에도 기자와 함께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중증장애인시설 ‘한사랑마을’을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전체 매출 중 70∼80%를 해외 수출로 벌어들이는 가온미디어. 때문에 임 대표 역시 연간 절반 이상 시간을 해외 출장으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연말에 해외 출장 등 특별한 일정이 없을 때면 으레 장애인시설을 찾아 임직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한해를 마무리하곤 한다.

이렇듯 임 대표가 연말에 시간을 할애해 장애인시설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과거 삼성전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가족과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했다. 하지만 마음 한곳엔 늘 불편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8남매 중 막내로 자란 그에게는 중증장애를 가진 첫째누나와 셋째형이 있었다. 그가 가족과 함께 행복을 느낄 때면 으레 누나와 형에 대한 미안함도 함께 느껴야만 했다. 결국 그는 “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벌어 우리 가족뿐 아니라 누나와 형까지 책임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결국 그는 주위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2001년 창업에 길로 들어섰다. 그만의 절박함과 절실함이 통했던 것일까. 가온미디어는 이후 셋톱박스 등 방송통신 솔루션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며, 2017년 기준 5284억원 매출을 올린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홈게이트웨이와 스마트박스 등 차세대 셋톱박스 제품군을 앞세워 현재 북미와 중남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 각지에 제품을 수출한다.

특히 가온미디어는 KT에 인공지능(AI)셋톱박스인 ‘기가지니’를 독점 공급하며 최근 유명세도 타고 있다. 통상 음성과 음원 기능을 지원하는 AI스피커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다수 있다. 하지만 방송까지 제어할 수 있는 AI셋톱박스를 상용화한 건 현재까지 가온미디어가 유일하다.

그는 가온미디어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면서 확보한 돈을 장애인 누나와 형이 평생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시설을 마련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한편, 가온미디어는 임직원 급여공제 및 매칭펀드 등을 통해 일정 자금을 마련한 후 초등학교 불우아동 지원 및 사회복지 시설 후원 등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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