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시간 줄이고 비용 아끼고…늘어나는 '포장의 민족'

배민, 지난해 9월 포장주문 건수 비중 12.6%까지 늘어
소비자, 발품 팔아 배달료 및 대기 시간 줄여
입점업체, 배달료 지급분만큼 할인하기도
  • 등록 2021-04-28 오전 5:00:00

    수정 2021-04-28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자취를 하는 직장인 성시영(여·31)씨는 최근 퇴근을 할 때마다 배달 앱으로 샌드위치, 샐러드 등 저녁거리 ‘포장 주문’을 넣는다. 음식을 준비하는데 20~30분이 걸리는데, 집 근처에 도착해 수령하면 시간이 얼추 맞는다.

성씨는 “별도 배달 팁(배달료)을 주지 않고 포장 주문 시 할인까지 해줘 배달 주문을 할 때보다 싸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며 “퇴근한 뒤 집에 도착해 배달을 하면 시간도 오래 걸려 포장주문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라고 했다.

배달의민족 포장 건수 비중 추이(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포장을 애용하며 ‘포장의민족’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발품을 파는 번거로움 대신 배달을 이용하는 경우가 잦았으나 배달 중개 플랫폼의 등장으로 배달료가 생기고, 배달료 자체도 꾸준히 오르며 수고로움을 감수한 대신 ‘싸고 빨리’ 음식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27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전체 주문 건수에서 포장 주문 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 배달의민족 전체 주문 건수에서 포장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었지만, 같은 해 9월엔 비중이 12.6%로 9.1%포인트 늘었다. 요기요에서도 지난해 12월 테이크아웃 주문량은 같은 해 1월 대비 1424배 늘었다.

포장 주문을 하는 이유로는 배달료와 최소 배달 금액이 꼽힌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배달 팁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건당 2000원에서 4000원까지 내야 한다. 여기에 최소 주문금액까지 있어 1인분만 필요한 상황에 부득이하게 2인분을 시키거나,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사이드 메뉴를 주문하는 경우도 잦다.

늘어지는 배달 시간도 포장 주문을 선호하는 요인이다. 단건 배달이 아닌 묶음 배송의 경우 배달 대기 시간은 1시간까지 늘어난다. 배달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따뜻한 음식이 다 식은 채로 배달되기도 한다. 빠르게 배달받을 수 있는 단건 배달을 이용하면 배달료는 2배 가까이 올라간다. 발품을 들이더라도 소비자들이 포장주문을 요청하는 이유다.

배달 플랫폼 입점 업주들도 배달 주문보다는 포장 주문을 선호한다. 포장 주문이 배달 주문에 비해 마진이 더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점주들도 배달 수수료를 분담한다. 예를 들어 라이더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5000원이라면 입점 업체와 소비자는 이를 나눠서 내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점주들은 포장 주문 시 별도로 음식값을 할인하거나 쿠폰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포장 주문을 유도하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른 요기요 포장 건수 증가세. 5일은 맑았지만 7일은 전날 폭설이 내렸다.(사진=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최근 라이더 안전 등이 사회 주요 화두로 떠오른 점도 포장 고객이 늘어나는데 영향을 미쳤다. 배달대행업체에서는 폭설이나 폭우가 내릴 시 라이더의 안전을 생각해 일정 기간 배차 콜을 중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득이하게 기상 조건이 악화하는 날을 중심으로 포장건수가 대폭 늘고 있다. 실제로 폭설이 내린 다음 날인 지난 1월 7일 요기요의 포장 주문건수는 날씨가 맑았던 5일에 비해 5배 증가했다.

한 배달업체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며 소비자도 포장 주문을 찾고 입점 업체도 포장과 배달을 함께 진행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전체 포장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출근하기 바쁜 아침이나 시간에 제약이 있는 점심 등 여유가 없는 시간대에 포장 주문을 하는 고객도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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