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장 마감 이후 100엔당 892.11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2월 이후 7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엔·달러 환율이 한 때 124엔대까지 올라서는 등 엔화 약세에 영향을 받아 하락 압력이 커졌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달러를 사고 엔화를 파는 움직임을 부추겨 엔화가치는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엔저가 가속화돼 125∼130엔대까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 유로화 가치가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로화도 동반 약세다.
업종별로 보면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철강금속, 기계류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철강금속 업종은 응답 기업의 74.4%, 기계류는 72.9%가 일본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유로화 약세와 관련해서는 응답 기업의 51.8%가 현재 원·유로 환율 수준에서는 유럽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원·유로 환율은 현재 유로당 1230원 수준이다.
수출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엔저 피해주로 꼽히는 현대차(005380) 주가는 5월 들어서만 7.7%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000270) 역시 4.2% 빠졌고, LG화학(051910) 역시 6.6% 하락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2년 1500원이었던 원·엔 환율은 최근 900원을 하회할 정도로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일본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나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는 상대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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