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만능통장` 선점 경쟁 후끈

자동차에 하와이 여행상품권 내걸고 고객 유혹
내달 14일 ISA통장 출시 예정..1인당 1계좌, 5년 장기 고객 담보
ISA에 `자행 예·적금 상품` 못 담아..복잡해진 셈법
  • 등록 2016-02-10 오전 6:00:00

    수정 2016-02-10 오후 1:06:14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내달 14일 은행, 증권사 등에서 일제히 만능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될 예정이다. 일부 은행들은 ISA에 가입하거나 사전 예약할 경우 자동차, 하와이 여행상품권 등을 제공하며 ‘고객 모시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ISA는 금융권 통틀어 한 사람당 한 계좌만 가입할 수 있는 데다 의무 가입기간이 최장 5년이라 한 번 고객을 유치하면 장기간 묶어둘 수 있어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ISA 계좌를 중심으로 주거래 통장이 옮겨갈 가능성도 많아 은행권에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ISA계좌에 자행의 예·적금 상품은 담지 못해 시장 선점을 위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누가 선점할 것인가..“계좌이동제보다 영향력 클 것”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8월부터 ISA 관련 TF나 팀을 구성해 상품 및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전산개발 등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일임업이 불가능한 은행권의 ISA 통장은 가입자가 원하는 상품을 골라 넣고 운용을 지시하는 방식의 신탁형이라 수익률 차별화가 어려운 구조다. 그만큼 먼저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내달 11일까지 ISA 사전가입 안내 동의서를 작성할 경우 추첨을 통해 아반떼 자동차를 제공키로 했다. 우리은행은 하와이 여행상품권 등을 내걸었다. ISA통장 가입시 우대금리를 주는 1년제 정기예금 상품도 내놨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중순부터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ISA 관련 은행거래신청서, 투자정보확인서를 받고 있다. 사전 마케팅 차원에서 ISA 가입시 필요한 서류를 미리 작성하는 셈이다.

KB국민은행측은 “고객 성향과 조건에 맞는 대표 포트폴리오에서 차별화가 될 것으로 보고 고객 세분화 및 최적 상품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기존 고객 분석을 통해 이달중 상품 및 전산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은행권에선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계좌이동제보다 ISA가 미치는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ISA 시장규모가 10~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인 1계좌라서 (고객을) 선점하지 못하면 다른 은행에 뺏길 수 있다”며 “ISA계좌를 중심으로 주거래 통장이 바뀔 가능성이 커 계좌이동제보다 영향력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었던 주택청약저축과 같이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ISA통장에 자행 예·적금은 못 넣어”..복잡한 셈법

하지만 은행권의 ISA통장을 둘러싼 셈법은 복잡하다. ISA통장에는 조세특례제한법상 반드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란 이름이 들어가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품명을 다양화하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자행의 예금, 적금 등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ISA통장에 넣어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떤 고객이 A은행의 예금 상품이 마음에 들어 A은행을 찾아 ISA통장을 가입한다고 치자. A은행은 ISA통장에 이 예금상품을 넣어 팔 수가 없다. A은행의 예금상품을 ISA통장에 넣으려면 B나 C은행을 찾아가야 한다.

이는 특정금전신탁 규정에 따른 것이다. 신탁업자는 자사의 고유자산과 신탁자산을 엄격하게 분리하도록 돼 있다. 신탁업자가 망하더라도 신탁자산은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헷지한다는 차원에서다. 전국은행연합회에선 자행의 예·적금도 ISA통장에 넣을 수 있도록 특정금전신탁 규정을 완화해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요청했지만, 금융위는 완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 때 퇴직연금에 들어가는 특정금전신탁 규정을 완화했는데 자행의 예금 편입율이 95%로 올라갔다”며 “이를 서서히 규제해 지난해 7월 전면 금지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규정을 완화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ISA통장에 자행의 예·적금 편입을 허용하면 타행 말고 자행의 상품만 팔려고 할 것이란 우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은행들이 ISA 고객 유치를 위해서 달려들 수밖에 없다”며 “자행의 예금 편입은 안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펀드나 파생상품 등을 개발하는데 더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 입장에선 예금 예치보다 ISA 모계좌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고, 예금 예치 등에 따른 신탁 수수료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ISA에 가입하고 자행에서 계좌이체 등이 이뤄질 경우 금리나 포인트 우대 등의 혜택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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