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는 왜 안민석 의원이 미우면서도 보고싶었을까..당황과 당당 사이

  • 등록 2016-12-08 오전 1:22:12

    수정 2016-12-08 오전 1:31:54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최순실 씨의 조카로 문화, 스포츠계 정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장시호 씨가 청문회에서 당당하면서도 엉뚱한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장시호 씨는 7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 당초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가 오후 등장했다.

이날 최 씨 일가 중 유일하게 참석한 장 씨는 안경을 쓰고 검은 패딩점퍼에 얼굴을 묻은 채 증인선서를 하다가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으로부터 호통을 듣기도 했다.

청문회 초반에는 “검찰에 다 말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점차 또렷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갔다.

특히 연세대에 입학한 게 본인 실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네”라고 답했다. 고교 성적표가 ‘가’ 투성인 점을 언급하자 그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각종 승마 대회 입상기록을 내세웠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장 씨는 ‘언제 결혼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저는 2006년쯤 결혼한 걸로 알고 있다”며 결혼기념일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모습도 보였다.

또 그는 “제가 미우시죠?”라고 묻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냉큼 대답한 뒤 “꼭 한 번 뵙고 싶었습니다”라고 응수해 청문회장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안 의원은 그동안 장 씨가 이번 사태의 핵심 실세라고 주장, 외국 도피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끈질기게 의혹을 제기했다. 심지어 장씨가 ‘최순실 아바타’라며 그가 사용했다는 대포폰 6대를 본회의장에서 공개하기도 했고, 장 씨의 혜택을 받은 ‘최순실 연예인’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장 씨는 안 의원이 개명 이유를 묻자 “몸이 안 좋아 ‘장유진’에서 ‘장시호’로 개명하게 됐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개명을 해도) 건강이 나아지진 않았고 특정 연예인을 따라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장 씨는 이모인 최 씨가 지시하면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취임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 한 번도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장 씨가 결혼하기 약 한 달 전인 2006년 5월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언니이자 장 씨의 어머니인 최순득 씨의 집에 머물렀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도 “저희 집에 머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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