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th W페스타]정현백 장관 "'82년생 김지영'들, 포기하지 말고 제 목소리 내세요:

25일 W페스타서 랜디 저커버그와 특별대담
"4차산업혁명, 여성 잠재력 위해 대처 필요"
"2005년 호주제 폐지 등 인생 최고의 순간"
"일·가정 양립 위해 노동시간 단축 필요"
  • 등록 2017-10-23 오전 6:00:00

    수정 2017-10-23 오전 6:00:00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인터뷰.(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역사가 에릭 홉스봄의 말처럼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청년에게도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고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면서 민주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정현백(사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3포세대, 5포세대로 불리는 요즘 청년들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프지만 자포자기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청년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사회에 주체적으로 제기하고 해결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25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개최되는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부제 세계여성포럼 2017)에서 페이스북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출신의 랜디 저커버그와 다양한 여성 문제에 대한 통찰력 있는 내용의 특별 대담을 진행할 예정인 정 장관은 취임 100일을 막 넘긴 신임 장관답게 의욕이 넘쳤다.

“4차산업혁명 초래 변화들 젠더 관점과 결합 중요”

정 장관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여성이 가진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4차산업혁명은 기술 혁명과 더불어 문화·사회·정치 모든 면에서 변화가 수반되는 혁명으로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다양한 여러 분야의 변화들을 젠더 관점과 어떻게 잘 결합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은 “4차산업혁명은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성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여성에게 직업 훈련의 기회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그런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장관은 자신 인생 최고의 순간을 ‘호주제 폐지’순간으로 꼽았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여성단체 대표를 하고 있던 지난 2005년, 해방 이후 50년 이상 여성계의 해묵은 과제였던 호주제가 폐지됐는데 학교 수업 때문에 현장에는 없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남녀평등과 민주화 진전에서 굉장히 역사적 사건이었고 내 인생 최고의 순간도 바로 그때였다”며 “2004년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한 일도 여성인권사에 커다란 의미를 가졌던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최근 취임 100일(10월 14일)을 맞은 정 장관은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현 정부는 국정의 핵심 가치로 성평등을 내세우고 있고 이는 국가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보니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여가부가 예산은 적고 사업 가짓수는 굉장히 많은데다 우리 사업이 휴머니즘이나 일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안 되는 일들이다 보니 민주적인 직장 문화에 대한 고민도 깊다”고 말했다.

“남녀평등·민주화 진전 ‘호주제 폐지’ 인생 최고의 순간”

정 장관은 청소년 교육에 대한 확고한 철학도 제시하며 여가부의 청소년 정책과 결합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 장관은 “민주시민의 핵심은 권리와 책임이 동시에 동반된다는 것이고 이제 책임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민주 시민 교육 선진국인 노르웨이나 뉴질랜드 전문가들을 불러 국제 심포지엄을 했는데 민주 시민 교육의 핵심 원칙으로 세가지 책임감을 제시한 그들의 말에 큰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공감한 세 가지 원칙은 ‘투표할 책임’(Responsibility to vote)·‘참여할 책임’(Responsibility to participate)·‘정보를 알아야 할 책임’(Responsibility to get informed)이다. 정 장관은 “우리가 하려는 청소년 정책에서도 일단 위기 청소년들이 있는 곳에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달려가야 되지만 그것 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민주시민으로 교육시키는 민주시민 교육이 청소년 정책의 콘텐츠와 같이 결합해 가야 될 책임이 있다”며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에 못지 않게 책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태일 열사 자살과 ‘라인강의 기적’을 이뤄낸 독일 유학을 계기로 지식인의 사회 참여에 대한 책임감에 자연스레 시민운동에 뛰어들게 됐다는 정 장관은 자신 인생 최대의 위기이자 기회로 바로 이 시민운동 참여를 들었다. 정 장관은 “시민운동은 교수로서의 삶에선 약간 벗어난 것이었기에 교수나 학자로서의 내 삶이 어그러질 위기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상아탑에만 갇히지 않고 현실 참여를 통해 책임있는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기회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자신 스스로를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정 장관은 “생각이 많고 어떤 부분에 대해선 결정을 잘 못하기도 하지만 결정이 되면 일관되고 단호하게 밀고 나가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개인의 선택뿐만 아니라 조직 내 의사결정의 경우 민주적인 결정을 위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 결정에 이르는데 시간은 다소 소요된다”며 “대학 시절에 가졌던 자극과 이상들을 어떻게 현실로 실천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빡빡한 현실 속에서 대학 교수를 하면서도 실천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됐고 이것이 결국 현재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언급했다.

“일·가정 양립 위해 노동시간 단축·가족친화적 직장 문화 필요”

성평등 정책과 불가분의 관계인 일·가정 양립 문제에 대해 정 장관은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취업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긴데 일·가정 양립을 위해선 이 시간이 절대적으로 단축돼야 할 것 같다”며 “이와 더불어 직장 문화를 가족친화적으로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장관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예로 들며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아주 특별한 여성이 아니라 흔한 여성의 경우”라며 “부처의 육아 지원 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나 공동육아 나눔터 정착 등의 과제 해결을 위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연계해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정한 성평등에 대해 정 장관은 “누구나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일터에서 성별로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또 다른 부분인 여성의 안전 확보와 관련해서는 성평등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핵심 가치가 되는 사회로 가야 하고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과 인권 교육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특별 대담자로 나서는 이데일리 W페스타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www.wwef.or.kr을 참고하면 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문제, 양성평등, 노동정의 실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평등과 격차해소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시민운동가이자 국내외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역사학자다. ‘여성운동계의 대모’로서 성평등 사회로의 발전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7월 문재인정부 초대 여가부 장관이 됐다.

1953년 부산에서 출생한 정 장관은 이화여고, 서울대 역사교육학과와 동대학원 서양사 석사를 이수했으며 독일 보쿰대 독일현대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로 30여년간 근무해 왔다. 교수 재직 시절 주로 여성사를 주제로 연구와 저술활동에 매진하며 역사교육연구회장, 한국여성사학회장을 역임했다.

학계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참여연대 대표 등을 지내며 시민운동 최일선에서 활동하기도 한 정 장관은 여성연합 대표 재직 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지원하며 위안부 피해자와 함께 하는 ‘수요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역사교육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할 당시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 공동대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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