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뉴스 잘 안 본다...마음 아픈 아들"

  • 등록 2019-10-30 오전 12:05:00

    수정 2019-10-30 오전 9:43:2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29일 오후 7시께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이같은 소식에 많은 이들은 한 장의 사진을 떠올렸다. 2년 전 추석 연휴 청와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과 어머니’라는 제목의 사진이다.

주영훈 경호처장이 촬영한 사진에는 여름 어느 휴일, 아들을 찾은 어머니에게 청와대를 보여주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다. 어느새 어머니처럼 머리가 하얗게 샌 아들이 허리가 굽은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뒷모습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어머니 강한옥 여사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강 여사에게 문 대통령은 정치인이 아닌 그저 마음 아픈 아들이었다.

강 여사는 지난 2017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처음 정치한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라고 묻자 “정치하면 고생이 뻔한데. (가족 중에) 아무도 하라고 했던 사람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뉴스는 자주 챙겨보나’라는 질문에도 “뉴스는 잘 안 본다. 보면 마음 아프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착한 일을 많이 했는데 지금쯤 되면 뭘 하든 하고자 하는 일이 술술 저절로 풀릴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대선후보의 가족으로서 힘든 점’에 대해 “아들이 힘든 일 하니까 조용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가짜 진주로 된 자그마한 목걸이 하나 있는 것도 안 차고 다닌다. 시계, 반지도 말 나올까봐 안 한다”라며 어머니로서의 마음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2월 25일 성탄미사를 위해 강 여사와 함께 길을 나서는 모습 (사진=문 대통령 블로그)
문 대통령의 어머니는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때 남편과 젖먹이였던 큰딸을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와, 거제도 피난살이 중 문 대통령을 낳았다. 이후 부산에 정착해 장사와 연탄배달로 집안 생계를 책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 “어머니가 끄는 연탄 리어카를 뒤에서 밀면서 자립심을 배웠다”라며 “가난 속에서도 돈을 최고로 여기지 않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살아오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라고 썼다.

강 여사는 아들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부산에 머물렀다.

그는 “이사를 가고 싶어도 여기 성당이랑 동네 천지가 다 아는 사람이고, 내 인생이 여기 있어서 딴 데 가면 불편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모친인 강한옥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병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환으로 최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한 강 여사는 이날 오후까지 대통령으로서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7시26분께 병원에서 나와 빈소가 마련된 남천성당으로 향했다. 검은 양복에 흰 와이셔츠 차림의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차량에 올랐다. 차량 안 두 눈을 감은 문 대통령의 얼굴엔 슬픔이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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