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들썩]“성폭행 당한 딸”, “피범벅 된 불쌍한 동생”…가짜 청원에 몸살

“25개월 딸 성폭행” 국민청원 '허위'…국민적 공분
“허위 글 올리는 청원인, 엄벌하라” 목소리 봇물
정부 “‘국민 소통의 장’ 국민청원 신뢰 지켜주길”
  • 등록 2020-05-23 오전 6:00:00

    수정 2020-05-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에서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최근 53만명의 분노를 일으킨 ‘25개월 된 딸을 성폭행한 초등학생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청와대가 국민과 정부의 소통을 위해 운영하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연이어 올라오는 거짓 청원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3월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25개월 된 딸 성폭행 피해’ 호소 청원. 경찰 수사 결과 해당 청원은 허위로 확인됐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25개월 딸 성폭행 당했다”…새빨간 거짓말

국민 청원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원에 한 달 내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청와대가 답변하는 제도입니다. 국민과 청와대를 연결하는 ‘현대판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잇따라 올라오는 거짓 청원들이 본래의 목적을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엔 인터넷을 발칵 뒤집었던 ‘25개월 딸 성폭행 피해’ 호소 글이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져 논란이 됐습니다.

지난 3월 20일 25개월 딸을 키운다고 밝힌 30대 청원인 A씨는 딸이 초등학생 5학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딸이 병원 진료를 받은 날짜까지 명시했습니다. 이 청원은 삽시간에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분노한 53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 글은 가짜였습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지난 19일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가해 아동이 실존하지 않고 피해 아동의 병원 진료 내역이 사실과 다른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처음 면담에서 딸의 피해를 주장했던 청원인이 본격적 조사가 시작되자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며 일이 계속 커지니까 겁이 났다고 진술했다”고 전했습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지난 19일 ‘25개월 딸 성폭행 피해’ 호소 청원 등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거짓 청원 올리는 사람들 엄벌해야”

누리꾼들은 분노했습니다. 묻혔던 진실이 드러나고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는 등 국민청원의 순기능을 지키기 위해 거짓 청원에 대한 엄벌을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고, 당시 A씨가 올린 글에 ‘가짜같다’는 댓글을 달았다는 누리꾼은 관련 보도가 나오자 ‘여론몰이가 무섭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A씨가) 여론몰이를 하는 글을 썼을 때 말도 안 되는 글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후 일주일 내내 악플과 이메일에 시달려서 피곤했는데 결국 거짓이었다. 솜방망이 처벌을 하니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누리꾼들은 A씨처럼 허위 청원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관련 기사에 누리꾼 ‘9582****’은 “업무방해로 청원인을 고발하고, 동시에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댓글을 남겼고, 다른 누리꾼 ‘meet****’도 “글쓴이는 53만 명에게 사과하라.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우롱하고 행정력을 낭비하게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2월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동생 집단폭행 피해’ 호소 청원. 해당 청원은 거짓으로 판명됐으며, 청원인이 올린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조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국민소통 창구인데…연이은 가짜 청원에 몸살

가짜 청원 소동은 비단 이번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2월에는 “동생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평소 알고 지내던 청소년 남녀 무리로부터 경기도의 한 공원에서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청원 글도 가짜로 판명됐습니다. 해당 청원인은 가해자들이 나눈 것처럼 꾸민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함께 얼굴이 피범벅이 된 동생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10대 남녀 일행이 동생을 집단폭행했다고 호소했습니다.

게재 한나절 만에 7만여 명이 서명에 동참하는 등 파장은 컸지만 이 청원도 역시 허위로 드러났습니다. 대화 내용도 청원인이 가짜 계정을 만든 뒤 조작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무단으로 사용한 프로필사진의 주인은 그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청원인은 경찰 조사에서 “현행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지난해 5월엔 ‘강간과 아동학대를 일삼은 **대학생의 퇴학과 처벌을 부탁한다’며 동거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허위로 작성한 20대 여성은 동거남 명예 훼손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靑 “허위 글로 국민청원의 신뢰 깨지 말길”

잇따라 올라오는 거짓 청원에 경찰은 “긴급한 사안에 투입돼야 할 경찰력을 허위신고 등으로 낭비하게 한 사례에 대해 적극 대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은 소통의 장”이라며 허위 청원으로 국민청원의 신뢰를 깨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허위 악성 청원이라 해도 청와대가 직접 대응할 경우 국민청원 자체가 위축돼 본래 취지를 잃을 수 있다”면서도 “행정력이 낭비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앞으로 허위 청원엔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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