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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없는 여군의 역할… 여군 지원 경쟁률도 여군 수도 급증
여군 지원자와 여군 수는 급증 추세다. 취업난과 여성에 대한 군내 역할 제한이 완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육·해·공군 등에 따르면 2014년도 각 군 사관학교 여생도 경쟁률은 육군 43.3대1, 해군 65.3대1, 공군 72.1대1에 달했다. 특히 육사의 경우 여생도 경쟁률이 개교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사는 올해 수석과 차석을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여군 부사관의 경우 지난해 경쟁률이 육군 11.8대1, 해군 11.8대1, 공군 30.8대1을 기록했다. 여군 부사관 경쟁률은 2배 안팎으로 치솟았다.
국방부는 여군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근무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어린이집과 공동육아 나눔터의 설치를 확대하고, 군인사법을 개정해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제약을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임신 여군에 대한 보호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남녀 불평등, 성폭력, 임신·육아 등 해결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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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회가 공개한 ‘군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급 남성 군인으로부터 가슴·엉덩이를 희롱당하거나 강제적으로 입맞춤을 당하는 등 성적 괴롭힘을 받은 여군은 전체 설문조사 참여자의 19%에 달했다. 하지만 부대 내에서 보호를 받았다고 응답한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헌병이나 징계위원회를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한 이들은 92%나 됐다.
여군들이 의지할 곳은 여성고충상담관이 거의 유일하다. 그러나 여군 또는 여성 군무원들 구성된 여성고충상담관은 현업에 종사하면서 고충상담까지 떠맡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보수는 월 3만~5만원의 활동비 뿐이다.
여군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4000~5000건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나 성 군기 위반사건을 상담한 경우는 5.2%에 그쳤다. 군내 성희롱이 대부분 상관인 남성 장교에 의해 저질러지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상관의 성추행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여군 대위가 여군고충상담관이었다”며 “군내 성희롱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방부가 모성보호 정책, 병과 확대 등 외형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의 여군 정책을 발빠르게 도입하고 있지만 여군을 애물단지나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경향은 여전하다”며 “여군의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남성중심문화, 인사평가조치 등 군내 불평등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선진 군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