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낙찰 시대' 투자법.."경쟁률 낮고 싼 중대형 아파트 노려라"

매매시장 저렴한 물건 품귀..가격 변동 없는 경매로 몰려
중소형보다 투자자도 선호
경쟁 치열·낙찰가율 높아
  • 등록 2015-07-07 오전 5:00:00

    수정 2015-07-07 오전 8:22:20

△올해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매매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 물건이 씨가 마르면서 내집 마련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대거 경매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때문이다. 중소형 아파트 단지들이 많이 몰려 있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전경.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 강북에 있는 지은지 20년이 된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 매매시장에선 선호도가 떨어지는 조건이지만, 올해 상반기 서울 법원 경매시장에선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부동산 물건이다. 지난 4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한차례 유찰 뒤 경매 진행된 성북구 길음동 길음현대아파트(전용면적 33~72㎡ 132가구) 전용면적 59.98㎡짜리 물건(12층)에 무려 64명이 입찰표를 써낸 것. 치열한 경쟁 끝에 감정가(2억 5000만원)보다 15% 이상 비싼 값(2억 8911만원)에 낙찰됐다.

싸게 사는 게 최대 매력인 경매시장에서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고가 낙찰의 이유는 매매시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단지 같은 주택형은 올해 상반기에 단 4건만 거래됐고, 그나마 지난 5월 7일 마지막 매매에선 로얄층도 아닌 5층이 3억 400만원에 팔렸다.

길음동 행운부동산 관계자는 “길음현대아파트는 인근에선 집값이 싸고 도심 역세권 단지여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까지 시세 차익과 임대 수익 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며 “올해 초엔 2억 8000만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매물이 귀해 3억 1000만원 이상 줘야 흥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0년 상반기~올해 상반기 반기별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 추이. [자료=지지옥션·단위=%]
매매 물건 품귀에 경매 ‘북적’

올해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8년만에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90% 고지를 점령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대로 수요자 입장에선 경매의 목적인 저가 매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0.0%로 2007년 상반기(96.2%) 이후 처음으로 90%선을 넘어섰다. 평균 응찰자 수는 물건당 9.3명으로 2001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주택시장 회복세로 경매로 넘겨지는 물건이 줄면서 경매 진행 건수는 2008년 하반기(7281건) 이후 6년 반만에 최소치인 7289건에 그쳤다.

거주자를 내보내는 명도와 복잡한 절차, 각종 세금 등을 고려할 때 통상 낙찰가율이 90%를 넘으면 경매 매력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그런데 매매시장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응찰자가 몰리는 원인을 알 수 있다.

지난달 8일 서울북부지법에서 한번 유찰 후 경매에 부쳐진 노원구 중계동 건영2차 전용 75.02㎡짜리 아파트(6층)의 경우 34명이 응찰해 감정가(3억 2000만원)를 넘어선 3억 2644만원에 낙찰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는 지난 1월 실거래에선 3억원에 팔렸지만 이후 가격이 계속 올라 4월엔 3억 4950만원에 매매됐다. 5월 초 이후에는 매물이 사라져 그마저도 거래가 끊긴 상태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는 많지만 매매시장에선 저렴한 매물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며 “집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라 낙찰가율이 90%를 넘더라도 최소 몇달 전에 감정가 정해져 가격 변동이 없는 경매에서 물건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라면 조금 넓은 집을 노려볼 만”

낙찰가율이 90%를 넘고 물건당 9명 이상 응찰하는 요즘의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낙찰 확률은 높이고 가격은 더 싸게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올해 상반기 경매된 서울 아파트 중 전용 85㎡ 이하 중소형과 85㎡ 초과~100㎡ 미만 중대형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 및 응찰자를 비교해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전용 85㎡ 초과~100㎡ 미만은 주택 분류상 중대형이지만 과거 30평대에 해당해 2~3인 가구도 넉넉한 공간에서 부담없이 살 수 있는 면적이다. 반면 평균 낙찰가율은 86.43%, 응찰자는 5.4명으로 중소형(낙찰가율 94.74%, 평균응찰자 9.7명)보다 낙찰받을 가능성이 훨씬 크고 감정가 대비 더 저렴하게 매입할 수도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서울 도심과 교통이 편리한 경기권 신도시의 중소형 아파트는 실수요자와 임대사업자 모두 선호하는 물건이라 경쟁이 치열하고 낙찰가율도 높다”며 “내 집 마련이 목적이라면 평균보다 가격대가 약간 높거나 면적이 넓은 물건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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