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레상스호텔, 30일 영업종료…28년 역사 마감한다

운영사-호텔노조 300억원 위로금·퇴직금 지급에 합의
일반·법인고객, 입점상가 등 피해대책 미비해 갈등 예고
2000년대까지 전성기, 매각설 이후 영업 어려움 겪어
  • 등록 2016-09-25 오전 8:40:15

    수정 2016-09-26 오전 8:59:27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벨레상스호텔이 이달 말 영업을 종료하고 28년 역사를 마감한다. 1988년 라마다르네상스호텔로 개관해 1993년부터 2015년까지 르네상스호텔로 불린 이 호텔은 재건축을 통해 사무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38층짜리 쌍둥이 복합빌딩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25일 벨레상스호텔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 운영사인 VSL코리아는 지난 22일 호텔 노동조합과의 협상에서 밀린 4개월치 월급과 위로금·퇴직금 등 총 300억원가량을 지급하는 내용의 퇴거 조건에 합의했다. 호텔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운영사가 노조와 300억원 정도에 합의하고 30일까지 직원들이 사표를 내지 않으면 밀린 윌급·위로금·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벨레상스호텔 지하 1층 상가의 입점업체들이 모두 퇴거하고 ‘공실’ 공지가 붙어 있다.(사진=김진우 기자)
호텔은 이달 말 문을 닫지만 10월 이후 객실·결혼식을 예약한 일반고객과 외국항공사·여행사 등 법인고객들을 위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호텔 측은 26일 회의를 열어 해결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호텔 관계자는 “9월까지 영업을 하지만 일부 업무를 위해 1개월 연장근무를 할지 등은 월요일 회의에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벨레상스호텔이 예고도 없이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연말까지 예약이 돼 있는 국내외 고객들의 여러 가지 피해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호텔에서 영업하던 상가들도 모두 폐점하게 돼 임차인들을 위한 피해보상 문제도 시급하다. 호텔 지하 1층에서 영업을 하던 보석·의류·기념품 등 상점은 이미 문을 닫았고, 지상 1층 상가는 일부가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입점상가 주인은 “문을 닫을 것이니 준비하라는 이야기만 들었지, 언제까지 나가라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벨레상스호텔은 강남권의 대표 호텔로, 좋은 입지 덕분에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387억원)은 재료비·인건비·경비 등 원가(431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영업손실만 101억원이었다. 호텔 관계자는 “르네상스는 메리어트 계열 중에서도 상위 브랜드인데 최근 몇 년간 매각설이 나오고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벨레상스호텔이 난관에 부닥친 것은 호텔 주인이었던 삼부토건(001470)이 재정난을 겪으면서다. 삼부토건은 건설업 불황의 여파로 2011년부터 큰 재정난을 겪었고 지난해 9월부터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 4월 벨레상스호텔을 토목공사업체인 VSL코리아에 팔았다.

벨레상스호텔을 둘러싸고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된 것은 2호선 역삼역과 선릉역 사이에 있는 좋은 입지 때문이다. 호텔이 들어선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76번지는 주차장 부지를 포함해 총면적이 1만8490㎡로 서울시에서 올 초 발표한 개별공시지가만 약 6000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수백억원 수준인 호텔이 복합빌딩으로 재탄생하면 그 가치는 크게 오르겠지만 의사결정 과정과 피해대책은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벨레상스호텔 외관.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라마다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 호텔은 1993년 ‘르네상스호텔’로 한차례 이름을 바꿨다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의 계약 종료로 올초부터 ‘벨레상스호텔’로 간판을 바꿔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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