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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매시장은 저금리와 집값 상승 영향으로 사상 최저 물량을 기록할 정도로 경매 물건이 줄어든 가운데 서울의 경우 경매 물건의 급감 현상이 뚜렷하다. 이로 인해 강남권과 도심 인기지역의 우량 경매 물건은 응찰자들이 몰리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 넘는 고가 낙찰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경매에서 감정가는 현재의 시세를 반영해 산정되고 투자자들은 입찰가격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낙찰가율이 100%를 넘으면 시세 수준이거나 그 보다 더 비싸게 경매로 구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올 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다소 높은 가격에 경매 낙찰을 받더라도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공격적으로 입찰에 나서는 분위기다.
고가 낙찰받아도 실거래가보다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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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대비 가장 싸게 낙찰받은 물건은 마포구 아현동 예미원 전용면적 85㎡형이었다. 이 물건은 한차례 유찰된 뒤 지난달 28일 82%의 낙찰가율로 3억901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지난달 초 같은 단지의 동일면적은 5억5100만원에 팔려 경매로 실거래가 대비 1억6000만원 가량 싸게 아파트를 구입한 셈이다. 이 물건은 지난해 경매에 넘겨져 감정평가액이 산정됐기 때문에 올해 아파트값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감정가가 낮게 책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권 아파트는 입찰 경쟁이 치열하고 낙찰가율도 100%를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거래가보다 저렴하게 낙찰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지난달 9일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차 전용 50㎡형의 경우 8명이 입찰에 나서 감정가(12억2000만원)의 106%인 12억8711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10월 말 신고된 실거래가는 13억6000만원으로 경매로 7200만원 가량을 저렴하게 낙찰받은 것이다.
지난달 6일 경매에 부쳐진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 49㎡형도 10명이 응찰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 물건은 감정가(2억5300만원)의 113%인 2억8627만원에 팔려 고가 낙찰의 우려가 있었지만 같은 달 중순 신고된 실거래가(3억200만원)와 비교하면 1580만원 가량을 싸게 경매 물건을 잡은 셈이다.
감정가 대비 시세 많이 올라… 낙찰가율 착시효과 주의해야
요즘 경매시장에 나오는 서울 아파트 물건 대부분은 집값이 많이 오르기 전이던 올해 초 감정가격이 정해졌다. 현 시세보다 감정가가 훨씬 낮게 책정됐다는 얘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중순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9.23% 올랐다. 이처럼 집값 급등기에는 감정가보다 매매 시세가 많이 올라 투자자들도 입찰가를 공격적으로 써내기 때문데 낙찰가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낙찰가율은 경매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보조 지표로 사용해야 한다”면서 “아파트를 경매로 구입할 때는 낙찰가 외에 명도(기존 점유자를 내보는 것) 비용과 공용관리비, 인테리어 등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 있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찰에 앞서 철저한 주변 시세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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