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운 것을 진짜 내것으로 만들기위한 도전,내인생 첫 책쓰기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 등록 2019-07-20 오전 5:00:52

    수정 2019-07-20 오전 5:00:52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편집자주 |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10) 배운 것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자기계발에 열중했던 30대 후반 어느 날, ‘언제까지 이래야 하지?’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언제까지 이렇게 강의만 듣고 다닐 것인가, 이제 뭐라도 내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코칭 강의를 열심히 듣고 관련 지식을 습득한다 해도 진정한 내 것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렵 나는 그렇게 열심히 하던 공부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가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을 갖자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암묵지(暗默知)를 형식지(形式知)로 전환해야 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다름 아닌 ‘책 쓰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또한 책 쓰기는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 날 때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결론이 나자 책을 써보자는 내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의지만 있을 뿐 무엇에 대해 어떻게 써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또 ‘원고를 쓴다고 출판사에서 받아줄까?’하는 걱정도 생겼다. 그래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성과도 없이 몇 달이 흘러가버렸다. 또 방전된 느낌이 들어 책이고 뭐고, 만사가 귀찮고 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생’이라는 웹툰을 보다가 심장에 꽂히는 한 문장과 마주하게 되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정말 맞는 말이었다. 이 말에 자극을 받은 나는 바로 동네에 있는 한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이 헬스클럽이 첫 번째 책의 소재가 되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나는 운동을 도와주던 헬스클럽 대표와 담소를 나누다가 우연히 헬스클럽의 경영 상황과 2호점을 오픈하고 싶다는 그의 꿈에 대해 듣게 됐다. 이때 나는 코칭 스킬을 발휘해 몇 가지 강력한 질문을 던졌다. 짧게 나눈 대화에서 강렬한 무언가를 느낀 그는 갑자기 나에게 교육을 의뢰했다.

“저와 직원들 교육 좀 시켜주세요. 비전과 핵심가치, 전략, 변화, 직원들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 그래서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는 것, 바로 현시점에 우리 헬스클럽에 필요한 것들입니다. 무엇보다 교육을 통해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고 싶어요. 저는 마케팅을 전공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데 직원들은 체육학과 출신들이라 그런지 생각의 차이가 커요.”

당시, 헬스클럽의 경영 상황은 최악이었다. 근방에서 가장 규모가 컸지만 아버지에게서 헬스클럽을 물려받은 지 얼마 안 된 30대 초반의 젊은 대표는 경영에 미숙했고, 그와 마음이 맞지 않았던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사한 상황이었다. 또 고객과의 관계도, 성과도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이런 악조건에서 나는 전문 코치, 강사, 컨설턴트로서 헬스클럽 대표로부터 직원 육성, 내부 화합, 성장 정체 탈피, 그리고 1호점의 콘셉트 정리라는 중요한 미션을 부여 받았다.

나는 성공적으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전략, 미션·비전·핵심가치, 마케팅, 재무회계, 코칭 스킬, 리더십, 실용 심리학 등을 포함한 12주짜리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매주 토요일 그들을 만났다. 난생 처음 경영학을 접하는 체육학 전공자들이 거부감 없이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경영 이론을 풀어서 전달했고, 코칭 기법을 통해 그들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도록 도왔다. 다행히 헬스클럽 대표와 직원들은 놀라울 정도의 실행력으로 호응하며 헬스클럽과 그들 스스로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비용은 감소하고 매출은 3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PT 매출도 증가했다. 또한 직원 수도 두 배 증가했고, 기존의 주요 고객이었던 중장년층 외에 젊은 고객층이 유입되어 헬스클럽 분위기도 에너지와 활기가 넘치게 되었다. 만기 회원 재등록율은 20%에서 38%로 향상되었고, 프로세스는 고객 관점으로 전면 개선되었다.

그들이 얻은 것은 재무적, 정량적 성과만이 아니었다. 대표와 직원들의 마인드가 변했고, 역량도 향상되었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통해 최고의 팀워크와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성과 몰입도가 향상되어 직원들 스스로 매출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성장하고자 했던 대표의 마인드는 직원들이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여정과 결과는 성과 이상의 의미가 있기에 나는 이 이야기를 정리해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물이 나의 첫 책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이다.

사실은 교육을 진행하면서 나는 좋은 성과가 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 헬스클럽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헬스클럽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쓰려니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잘 몰랐다. 그때 아내가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란 책을 보여주며 해답을 제시했다. 순간 모든 고민이 정리됐다.

내가 쓰고자 하는 경영서를 이 책처럼 소설 형식으로 쓰면 내용 전달도 더 잘 되고 차별화도 될 것 같았다. 실마리를 찾은 나는, 나 자신을 1인칭 주인공으로 놓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 내가 처음 헬스클럽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생각과 감정, 거기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소설처럼 써 나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마흔이 되던 2014년 1월에 출간했다. 이 책은 회사에서 쌓은 나의 전문 역량과 MBA 과정에서 얻은 지식, 코칭을 통해 쌓은 역량의 결정체이다. (사)한국코치협회 추천도서로 선정된 내 첫 책은 다행히 출간 후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나는 이 책의 초고를 5개월 만에 완성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책을 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두었던 덕에 예상보다 빨리 완성할 수 있었다. 책을 통해 진정한 내 것을 정리해보고, 불혹이 되기 전에 내 인생의 첫 책을 쓰겠다는 일념은 나 자신도 놀랄 만큼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했다.

그리고 “지식은 존재 형태에 따라 암묵지와 형식지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이들은 상호 순환작용을 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나간다”고 한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말처럼 나는 책을 집필하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냈고, 지식전문가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다.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전략 및 조직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A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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