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이용호 "윤석열 후보에 `쓴소리` 악역 자처"[인터뷰]

이용호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오만·무능한 문재인 정부 바꿔야"
"선대위 내홍, `옥동자` 탄생 위한 출산의 고통"
  • 등록 2021-12-24 오전 6:30:00

    수정 2021-12-24 오전 6:30: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후보가 한 번도 선거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전략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보완할 것들에 대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직접 쓴 소리를 하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최근 국민의힘에 합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용호 의원은 23일 “특정 계파에 속해 있지 않고 외부인적 시각을 가지고 있어 쓴소리를 할 위치에 있다. 국민의힘이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남(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을 지역구로 둔 현역 의원이자 민주당 출신인 이 위원장은 이달 초 입당과 동시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과거 바른정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탈당한 이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치적 노선 변경에 따른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입당 초기 충격을 받은 지역구 주민들의 강한 반발도 있었다.

이 위원장은 “나를 정말 아끼는 분들은 이해하기 시작했다.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단을 잘했다고 하더라”면서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대한민국을 위해야 하며, 지금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에 대한 동의가 많다. 극렬 반대자들은 복당을 막던 민주당 추종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결국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이 이 위원장을 움직이게 했다. 그는 “국정 운영을 못하려는 정권이 어디 있겠나. 나름 순수성을 가지고 국민의 편에서 시작을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잘못했다”면서 “문제는 그들의 태도다. 차라리 무능해도 좋으니 오만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오만하고 무능했다. 그래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의 국민의힘 합류는 근래 볼 수 없었던 `파격` 행보였다. 야권이 그간 호남 지역에서 절대적 열세를 겪어온 만큼, 호남 출신 인사 영입을 통해 `서진`(西進) 정책 본격화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거침 없고 여과 없이 윤 후보에게 쓴소리를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갈 길은 멀지만 선대위 내 상황은 그리 좋지는 않다. 이준석·조수진 사태가 선대위 출발부터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위원장은 “여태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선대위가 그런 과정을 통해서 괜찮아지고 제대로 작동이 되면 좋은 일”이라면서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옥동자를 탄생시키기 위한 `출산의 고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입당 및 선대위 합류를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지.


△누구를 지지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와 대통령이 돼 국정 운영을 잘할지를 보려고 했다. 윤석열 후보와 몇 번 통화했고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른 후보에 비해서 정치적으로 때가 덜 묻었다. 그런 면에서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프로의 냄새가 나지 않고, 의리와 소신이 있어 보였다. 본인이 여러 차례 ‘내가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같이 하자고 요청해왔던 게 마음에 닿았다.

-지역구에서는 반발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제(22일) 지역구에 내려가서 핵심 지지자들과 만났다. 처음에 입당을 했을 땐 지역 주민들이 매우 충격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선 `죽음의 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발이 있었는데, 이젠 절반 정도는 나를 이해한다고 하더라. 나를 정말 아끼는 분들은 이해하기 시작했다. 극렬 반대자들은 내 복당을 막던 민주당 추종자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격려를 받았나.

△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단을 잘했다고 하더라. 정치는 소신 있게 하는 게 맞다고 하더라.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대한민국을 위해야 하며, 지금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에 대한 동의가 많다. 물론 날 좋아하는 사람 중에선 내가 국민의힘에 들어간 것을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분들에게 상황을 설명할 거고, 대한민국 미래와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호남이 민주당 일색으로만 있는 것보다 경쟁구도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야권이 정권을 교체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국정 운영을 잘 못하려는 정권이 어디 있겠나. 나름 순수성을 가지고 국민의 편에서 시작을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잘못했다. 문제는 그들의 태도다. 유능한 정부라면 좋았겠지만, 차라리 무능해도 좋으니 오만하지만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오만하고 무능했다. 그래서 바꿔야 한다.

-이준석·조수진 사태 등 선대위 내홍이 극심하다.

△어느 정당이나 그런 일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화도 났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선대위가 그런 과정을 통해서 괜찮아지고 제대로 작동이 되면 좋은 일이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옥동자를 탄생시키기 위한 출산의 고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표의 섣부른 결정이라는 비판론도 나온다.

△아쉽긴 하다. 아무래도 열정이 넘쳐서 그런 결정을 한 듯하다. 오히려 그런 방법이 본인이 의도한 것을 성취하는 빠른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대표는 선대위를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는 취지를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충격으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중심으로 기민하게 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대위는 이제 온전한 `김종인 1인 체제`로 가는 건가.

△그렇게 본다. 선거는 선대위원장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 후보는 하루 일정을 소화하기도 벅차며 선거판을 다 알 수 없다. 모든 것을 총괄하면서 대응할 수 있는 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김 위원장이다. 긴밀히 소통하면서 더 빨리 대응할 수 있게 됐고, 윤 후보는 선대위가 제시한 안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새시대준비위원회의 향후 역할은.

△이준석 대표가 되고 나서 좀 더 젊은 당이 되긴 했지만, 국민의힘은 너무 우파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입당을 하거나 선대위에 바로 건너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이념에 상관없이 한 곳에 모은 플랫폼이다. `정권교체`라는 큰 명제를 만들기 위함이다.

-`페미니스트 정치인` 신지예 대표 영입을 두고 연일 논란이다.

△이념, 정책, 생각이 다를 수 있으나, `정권교체`라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합류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정말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하지만, 지금은 우선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사람은 한 곳에 모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가족 리스크를 안고 있다.

△윤 후보 아내에 대해 민주당은 그저 `아니면 말고`식으로 온갖 의혹을 제기했으나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나온다. 아무리 선거판이라 해도 심하다. 물론 아들의 문제(이 후보)보다는 아내 문제(윤 후보)가 더 클 수 있다. 국민 정서상으로도 그렇고, 아내는 내조를 하면서 일정 부분 후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윤 후보와 이 후보만의 문제를 따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과거에 그런 여러 가지 도덕적인 흠결을 가지고 있다. 대장동 사태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 후보가 받고 있는 도덕적인 여러 가지 문제점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이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나눠 가지고 로비가 오갔는데, 결국 로비라 하면 인·허가다. 여기가 몸통이다.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죽음의 행렬이 계속 되는 것도 안타깝다. 억울하니까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거다. 진실은 따로 있는데, 자기한테 모든 걸 짊어지고 가게 하는 분위기 속에서 억울함을 견디다 못해 그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 검찰이 빨리 그런 부분을 수사해서 발표를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가까이에서 윤 후보를 보며 느낀 장점과 보완점이 있다면.

△장점은 아마추어적인 순수함이다. 정치 프로가 아닌 게 장점이다. 나름대로 원칙과 소신을 지키고자 하는 면이 있다. 단점을 찾자면, 말이 좀 많다. `다변`(多辯)이다. 지도자는 자기의 얘기를 줄이고 국민의 얘기를 경청하는 게 필요하다.

-최근에도 실언이 있었다.

△말의 취지를 봐야 한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을 본다면 이해될 수 있다. 정치판은 첨예하게 상대의 흠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결국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의 무거움을 자각하고 그런 실수 줄여야 한다. 생각의 정리 과정을 통해서 정제하는 어휘를 구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어떤 비전을 보여줄 것인지.

△난 특정 계파에 속해있지 않고 외부인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할 위치에 있다. 거침없이 말하려고 한다. 국민의힘이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겠다. 또, 윤 후보가 한 번도 선거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전략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보완할 것들에 대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직접 쓴소리를 하고 있다.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여과 없고 기탄없이 윤 후보에 쓴소리를 하겠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선거는 기본적으로 평가다. 5년 간 국민이 겪은 걸 표심으로 평가하고 심판하는 과정이다. 이걸 잊으면 안 되는데, 민주당은 선거의 프로들이다. 선거 캠페인을 통해 그간의 여러 실정들을 현란한 사무적 선거 캠페인을 통해서 국민을 잠시 혼란하게 만들 것이다. 국민이 속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못됐으면 바꿔야 한다. 자꾸 속으면 국민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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