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칼럼] 논란 속 사무장병원...치과계는 안전한가?

  • 등록 2015-02-05 오전 5:00:18

    수정 2015-02-05 오전 5:00:18

[박영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또 말썽이다. 지난 주, 허위로 조작된 치료내용과 입·퇴원서를 근거로 4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가짜환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과 공모해 가짜서류를 만들어낸 곳은 다름 아닌 사무장병원이었다. 다른 사건도 있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장시간 수술을 받던 중국인 여성이 뇌사상태에 빠진 것이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해당 병원이 사무장병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무장병원은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하거나 비영리법인, 종교법인 등의 명의를 빌어 개설한 병원을 가리킨다. 현행 의료법상 비의료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도록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묘히 법망을 피해 의료기관을 세우는 것이다. 그 형태도 점점 다양해져, 기업형 사무장병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여러 의사의 명의를 대여해 지점을 설립하고, 각 지점에 사무장을 파견해 실질적인 운영을 맡게 하는 방식이다.

치과계도 최근 몇 년간 사무장병원, 특히 기업형 사무장병원의 한 형태인 불법 네트워크치과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 의료인 1인이 1개의 의료기관만을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1인 1개소법’을 피해, 지점마다 ‘바지원장’을 앉히고 네트워크형 치과를 운영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위법한 토대 위에, 오로지 ‘영리 추구’만을 위해 세워진 사무장병원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과장광고와 허위광고를 일삼고,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간호사나 치위생사에게 진료업무를 대신 맡기는 위임진료가 횡행하고 있다.

그리고 불필요한 치료,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권함으로써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환자의 안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안전장비에 소홀하거나 값싼 무면허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일반병원에 비해 의료사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마치 ‘앓는 이’처럼 의료계를 좀먹고 환자를 괴롭히는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해 관계 기관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그리고 의약단체들은 함께 ‘불법의료기관 대응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사무장병원 척결을 위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도 자정활동의 일환으로 ‘우리동네 좋은치과’ 캠페인에 착수했다. 그간 불법 네트워크치과로 인해 혼탁해진 치과계를 정화하고, 동네치과들의 장점을 강화하여 치과계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겠다는 취지이다. 부디 이러한 노력들이 빛을 발해 국민건강을 위한 공간에 더 이상 탐욕이 들어설 수 없도록 단단한 토대가 다져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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