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 "외국인 가려운 등 긁어주는 게 우리 일"

성공사례탐방 29 '펀타스틱코리아'
지난해 창조관광기업 최우수상 수상해
외국인 국내서 금융거래, 온라인 결제 힘들어
창업 3년만에 年 매출 6억원 '대박'
첫해부터 월 평균 22% 고속성장
5년내 서비스통합시스템 구축할 것
  • 등록 2016-06-03 오전 6:15:00

    수정 2016-06-03 오전 6:15:00

펀타스틱코리아의 ‘푸드투어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는 외국인관광객. 서울 종로구 서촌 통인시장 내 한약방에서 한국의 전통 의술을 체험하고 있다. 판타스틱코리아의 푸드투어 프로그램은 통인시장 유명음식 맛보기, 한약방 방문, 사진찍어서 한지에 인쇄하기, 막걸리 마시면서 놀기 등으로 구성했다. (사진=펀타스틱코리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은 정부3.0이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을 바탕으로 국민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의 성과는 눈부시다. 5년간 총 297건의 창조관광사업을 발굴, 그중 205개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했다. 또 756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승현(가운데) 펀타스특코리아 대표와 직원들.
◇외국인 대상 인바운드전문 ‘버티컬 플랫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펀타스틱코리아’(www.funtastickorea.com). 3년 전부터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티켓 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2015년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창조관광기업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는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신승현(31) 대표다. 신 대표는 “외국인과 한국여행업체를 연결해주는 버티컬 플랫폼”이라고 펀타스틱코리아를 소개했다.

보통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와 각종 서비스를 생산하는 공간을 ‘빅자이언트 플랫폼’이라 한다. 국내서는 네이버·다음이 대표적. 이와 대치하는 개념이 버티컬 플랫폼이다. 특정 관심사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보통 음악·쇼핑 등 한가지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플랫폼 전문성을 높이고 지배시장을 확고히 한 후 점차 시장을 넓히는 전략을 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의 대표적인 버티컬 플랫폼이 인스타그램이다. 사진 기반 SNS로 특화해 세계적으로 4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펀타스틱코리아도 특정 분야에 집중한다. 인바운드 여행이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거나 여행 중인 외국인관광객이 주요 대상이다. 국내에 살고있는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국내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예를 들면 차를 렌털하거나 테마파크를 결제할 때 예약·결제를 대행하는 일을 한다.

신 대표는 외국인이 국내서 겪는 불편이 의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언어다. 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겪는 불편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언어문제는 곧 정보문제로 연결된다. 정보가 왜곡되거나 일부만 전달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이 심각하다.” 펀타스틱코리아를 창업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외국인이 국내서 생활하거나 여행할 때 불편을 겪지 않고 효율적으로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벤처팀장은 “펀타스틱코리아는 기존 관광산업이 미처 갖추지 못한 인프라인 버티컬 플랫폼으로 사업영역을 확보했다”며 “모바일이 발전하고 사용자의 문화가 변해감에 따라 더 많은 버티컬 플랫폼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승현 펀타스틱코리아 대표가 자체 개발한 종이엽서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외국인의 불편에 귀 기울인 창업

2009년 서울대를 졸업한 신 대표는 스물네 살에 국내 대표 건설사에 입사했다. 당시 맡은 업무가 관광개발사업 프로젝트. 한강의 새빛섬이 대표적인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그녀가 관광사업에 관심을 가진 건 그 이전인 2007년이다. 대학시절 그녀는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기념품 제작업체인 ‘인디트래블’을 창업했다. 신 대표는 “많은 외국인 친구가 한국으로 여행을 왔고 이들을 가이드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광사업에 눈을 돌렸던 것”이라며 “외국인 친구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 기념품을 사가고 싶었는데 별로 추천할 만한 게 없어 직접 기념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만든 기념품은 종이엽서. 리스크도 없고 외국인관광객이 부담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일까. 사업은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직장을 그만둔 것도 이때쯤이다. 신 대표는 도시민박예약업체인 에어비엔비에 프리랜서로 입사했다. 한국지사가 없던 에어비엔비는 한국에서 업무를 대신 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녀가 맡은 업무는 웹사이트 번역과 언론홍보. 이후 2011년 한국형 에어비엔비인 ‘비앤비히어로’에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이때부터 직접 도시민박인 게스트룸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월세를 주던 40년 된 이태원의 부모집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그녀는 “펀타스틱코리아의 아이템도 이때 얻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외국인관광객이 온라인으로 버스·기차 등을 직접 예약하는 건 불가능하다. 현장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KTX가 예약이 되긴 하지만 에러가 많다. 에러가 난다고 문의할 데도 없다. 차량 렌털도 쉽지 않아 예약하는 건 포기해야 한다. 이런 기본조차 안 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외국인의 이 같은 어려움은 한국에선 액티브엑스나 공인인증서 없이 온라인 금융거래 자체가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번역기를 사용할 수 없어 외국인의 어려움은 훨씬 더 크다고도 했다.

펀타스틱코리아는 국내 부족한 인프라에서 찾은 사업아이템이다. 외국인이 필요한 것을 대신하는 예약대행업체다. 외국인을 상대한다는 게 기존 예약대행업체와는 다른 점이다. 외국인이 더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미리 상품을 구성하는데, 여행이나 각종 티켓 예약은 물론 치킨·짜장면·삼계탕 등 외국인이 좋아하는 배달음식 대행, 차량 전세과 자동견적서비스·푸드투어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신 대표는 “게스트룸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외국인이 간단한 예약도 할 수 없는 국내 현실을 안타까워하다가 펀타스틱코리아를 창업한 것”이라면서 “초기에는 레일바이크 티켓 예약이나 차량 전세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지금은 음식배달, 가사도우미 연결, 이사, 꽃배달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펀타스틱코리아 사무실. 신승현(가운데) 대표와 직원들.
◇“5년 내 외국인 친화 통합시스템 구축할 것”

펀타스틱코리아가 창조관광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지난해. 2013년부터 세 번의 도전 끝에 어렵사리 선정됐다. 신 대표는 “스무살부터 관광분야에서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관광분야 최대 영예인 ‘창조관광기업’ 타이틀이 너무 가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업비 지원 없이 상금 1000만원만 받았다. 아쉬운 건 그 부분. 그토록 염원했던 창조관광기업이란 타이틀을 얻었으나 이후의 지원은 미흡했다는 거다. 그녀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직접 도움을 받은 것은 없다”면서 “기업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것 같아 고맙기는 했지만 스타트업 기업은 금전적 지원 외에도 네트워킹·교육 등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매출 6억원을 달성했다. 창업 첫해인 2014년 9월부터 매월 평균매출이 22%씩 성장하고 있다.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메르스사태를 맞아 매출이 급락한 것. 하지만 8월부터 월평균 31%씩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에는 8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아직 수익을 내는 시점은 아니지만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홈페이지 방문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하루평균 방문자는 1500여명 정도. 이중 실제 이용객은 3000명 정도다. 신 대표는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거나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들은 단순히 여행을 넘어 우리가 누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사업전망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 대표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랫동안 그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업아이템을 현실화시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5년 내 서비스 플랫폼인 시스템통합사업영역에 진출해 고객서비스통합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가 그것. 신 대표는 “펀타스틱코리아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 플랫폼의 위치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펀타스틱코리아의 ‘푸드투어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는 외국인관광객. 서울 종로구 서촌 통인시장 내 한약방에서 한국의 전통 의술을 체험하고 있다. 판타스틱코리아의 푸드투어 프로그램은 통인시장 유명음식 맛보기, 한약방 방문, 사진찍어서 한지에 인쇄하기, 막걸리 마시면서 놀기 등으로 구성했다. (사진=펀타스틱코리아)


신승현 펀타스틱코리아 대표와 임직원들.
신승현 펀타스틱코리아 대표
신승현 펀타스틱코리아 대표
신승현 펀타스틱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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