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레드북’은 ‘미투’에 답하지 못했다

여성 중심 뮤지컬 ‘레드북’
흥행 도움은 OK… ‘미투’ 운동은 NO
민감 반응.. 이해하기 어려워
  • 등록 2018-03-01 오전 6:00:00

    수정 2018-03-02 오후 5:34:01

뮤지컬 ‘레드북’에 출연 중인 배우 아이비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뮤지컬 배우 아이비에게 ‘미투’를 물었다.

“‘미투’는 민감하니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27일 뮤지컬 ‘레드북’의 한 관계자가 아이비 인터뷰 장소에서 ‘미투’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불쑥 끼어들며 한 말이다. 대답하려던 아이비는 갑작스러운 제지에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이비는 결국 하려던 대답을 못했다.

올해로 9년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아이비다. 가수 출신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공연계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그랬기에 최근 들불처럼 번진 ‘미투’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다. 그의 경험담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물었다.

아이비는 “‘레드북’은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관객이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출연작을 소개했다. 아이비는 “연예인으로 활동하지 않고 회사에 취직했다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며 “최근의 움직임을 보니 이제는 세상의 어두운 면들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겠나”고 말했다.

아이비가 말한 사회적인 분위기는 ‘미투 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성추행·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을 위로하고 연대함으로써 ‘미투’에 힘을 실은 문화예술인의 역할에 충실해지려 했다. 그의 의사와 달리 흥행만 보고 부담감은 우려한 주위 사람들은 그의 입을 막았다. 대답을 내놓으려 했지만 유독 ‘미투’에 관한 질문만 막혔다.

아이비가 출연 중인 ‘레드북’은 지난 2월부터 공연을 시작해 ‘미투’ 바람을 타고 주목받고 있다. 보수적이었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세상의 멸시와 억압을 극복하는 여성이 주인공이라서다. 다른 이의 손을 빌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억압에 저항한 주인공 안나(아이비 유리아)의 모습이 ‘미투’와 똑 닮았다. 공연을 본 많은 이들이 ‘레드북’을 뜨겁게 지지하는 이유일진데 이날 관계자의 대응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투’는 여성들의 성범죄, 성폭력 피해 공개 운동을 말한다. 사회적인 권위를 악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폭로해 바로잡자는 의미다. 이제껏 피해를 숨겨오던 여성들이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의미로 SNS를 통해 시작했다. 올해 초 검찰청 내부 성추문으로 발화해 최근에는 문화계로 번졌다. 덕분에 ‘거장’이라 불렸던 이윤택 등의 과거 저지른 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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