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직구토크]"안정적 노후 옛말..월세같은 현금흐름에 집중하라"

공무원,노후준비 취약계층..은퇴 취업 등 비재무적 준비 서둘려야
'국민연금+공무원연금', 연금연계 제도 적극 활용을
  • 등록 2014-09-20 오전 6:00:00

    수정 2014-09-22 오후 12:00:37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은퇴 앞둔 직장인들이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매달 지속적으로 나오는 월세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들은 은퇴 이후에도 ‘월급만큼만’ 월세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는 노후 생활 자금은 얼마일까.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월 200~300만원 정도다. 실제로 2년전 받은 은퇴설계 컨설팅을 보니 한달에 200만원이 ‘내가 꿈꾸는 은회생활’의 목표로 잡혀있다.

지금까지 공무원들은 연금만으로도 일반 직장인들이 꿈꾸는 노후생활이 가능했다. 33년인 정년만 채운다면 매월 200~300만원의 연금이 ‘사망’ 시까지 계속되는 구조다. 이는 평균 100만원 정도인 일반 직장인들의 국민연금 수령액과 2배 가까운 차이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직장인들은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이번 공무원 연금법 개혁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든든했던 ‘노후 월세’가 확 줄어들게 된다. 앞으로는 공무원들도 일반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번 주 ‘직구토크’ 주제는 달라지는 연구법 개정에 맞춘 ‘공무원의 은퇴 준비’다. 특히 2016년 이후 임용되는 새내기 공무원들은 지금 은퇴를 앞둔 선배들과는 차원이 다른 공무원 연금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이 적용받는 연금법에 따라 성골, 진골, 육두품처럼 신분이 아예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날의 직구토크를 위해 국내 내로라는 은퇴 설계 전문가 4명을 초청했다. 지난 19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 상무, 김동엽 미래에세자산운용 은퇴연구소 이사, 권도형 한국은퇴설계연구소 대표, 최준석 한국은퇴설계연구소 이사가 모였다.

개정 공무원 연금법, 현대판 육두품 만드나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 상무/ 사진=김정욱 기자
성선화 기자(이하 성)=조만간 공무원 연금법 개정을 앞두고 있다. 큰 방향은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부담액이 50% 가량 늘어나는 고강도 개혁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 상무(이하 손)=일단 국회 상정 여부가 관건이다. 지난 2010년 개혁 때 급여의 6.7%였던 부담금을 7.0%로 올린 바 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늘면서 또다시 손을 대는 것이다.

=사실 공무원들 입장에선 불만일 수 있겠지만 일반 직장인들이 볼 땐 내가 낸 세금으로 연간 2조원에 달하는 공무원 연금의 적자를 메운다는 비판도 있다.

최준석 한국은퇴설계연구소 이사(이하 최)=공무원 연금의 도입 취지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을 보더라도 공무원들의 연금제도가 잘 돼 있는 것은 공직에 있으면서 ‘나랏일’에만 집중하라는 취지에서다. 일반 직장인들의 고용주는 기업이지만, 공무원들의 고용주는 정부다. 다시말해 공무원들의 급여와 연금은 어차피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상호간의 정확한 이해없이 과도한 비판을 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다.

=이번에는 급여의 20%까지 비율을 높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부담액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일부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신라의 골품제도처럼 공무원들이 성골, 진골, 육두품으로 나뉜다는 조심스런 분석도 한다. 일본의 경우 공무원 사회에서도 연금제도에 따라 세대별로 ‘연금격자’가 생기기도 했다. 따라서 각 세대별로 다른 노후 준비 접근법이 요구된다.

김동엽 미래에셋자산운용 은퇴연구소 이사/ 사진=김정욱 기자
=공무원 연금과 국민연금의 핵심적인 차이가 뭔가.

김동엽 미래에세자산운용 은퇴연구소 이사(이하 김)=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단순 비교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굳이 비교를 한다면 ‘국민연금+퇴직연금’과 ‘공무원연금+퇴직수당(일시금)’을 따져봐야 한다. 일반 직장인들의 경우 국민연금 수령액 공무원연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해도, 퇴직연금의 수준이 공무원들의 퇴직수당보다 훨씬 높다. 예를들어 은행에서 지점장을 하다 55세에 명예퇴직할 경우 3억원 가까이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퇴직수당은 5000만원 수준이다.

권도형 한국은퇴설계연구소 대표(이하 권)=공무원 연금의 핵심적인 장점은 두 가지다. 은퇴 이후 연금 수령시까지 소득공백 기간이 거의 없고, 소득대체율이 63%로 정도로 높은 편이다. 특히 공무원 사망시 배우자도 본인 연금 수령액의 70%까지 받을 수 있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 안정적인 노후 생활비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 연금은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은퇴설계 프로그램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일반 직장인들에 비해 공무원들이 은퇴를 안일하게 접근했던 점도 있다. 연금 등 재무적인 준비도 그렇고 직업, 인간관계, 건강, 봉사, 취미여가 등 비재무적인 부분에서도 준비가 소홀한 경향이 많았다. 은퇴설계 시기도 정년퇴직을 목전에 두고 서두르는 경향이 있었다. 대부분 은퇴를 5년쯤 앞두고 그때서야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다.

개정 연금법 대비,‘현금 흐름’ 위주로

=공무원의 노후설계에 있어 가장 큰 취약점은 은퇴 이후에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재무적 이벤트다. 자금의 특성이 ‘현금 흐름’이다보니 일시금이 부족하다. 자녀가 늦게 결혼을 한다든지, 갑자기 아프게 된다든지 할 경우 목돈이 필요하다. 매달 일정하게 나오는 연금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진국의 경우 연금증서를 자본시장에서 팔아 목돈을 만들 수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불가능하다.

권도형 한국은퇴설계연구소 대표/ 사진=김정욱 기자
=이번에 개정이 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목돈 뿐아니라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대한 욕구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연금이 줄고 퇴직수당이 높아진다면 일반 직장인들과 큰 차이가 없어진다. 따라서 앞으로는 공무원들도 일반 근로 소득자들처럼 개인연금 등으로 노후 현금 흐름에 대한 준비를 같이 해야 한다. 그밖에 퇴직금을 연금화하는 준비 등을 해야 하고 종합 은퇴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금법개정으로 정년 60세로 빨라지게 되면 5년 정도 소득 공백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소득 공백기에는 재취업이 가장 확실한 노후 준비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재취업 등 비재무적인 은퇴 준비에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특히 국장급 고위 공무원은 신분 보장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30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출 당한 40대 중반의 고시 출신 공무원들이 막막해 하는 경우들을 많이 봤다. 예전에는 민간으로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부 산하 기관으로 밖에 가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시민단체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일이지만 한 달에 100만원 안 되는 박봉이다.

=그래서 급부상한 것이 공무원 연금과 다른 연금과의 연계제도다. 공무원으로 있다가 다른 민간 기업에 가거나, 반대로 민간 기업에 있다가 공무원이 되는 경우에도 합산해서 인정받을 수 있다. 대부분 이 같은 연계제도를 잘 몰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공군 조종사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20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민간 항공사로 넘어와도 연계제도를 활용할 수 있나.

최준석 한국은퇴설계연구소 이사/ 사진=김정욱 기자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군인연금은 특수직연금제도 공무원 연금제도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군인연금이 공무원연금에 비해 소득대체율이 조금 높은 편이다.

=공무원 연금이 개혁되면 군인연금이나 사학연금도 곧 개혁되는 게 아닐까.

=빠른 시일 내에 개혁될 것 같지는 않다. 군인연금, 사학연금은 공무원연금처럼 적자 구조가 아니다. 사학연금의 경우 적자가 날 경우 정부가 보존을 해주기 때문이다.

▶성=끝으로 공무원들의 노후 준비를 위해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공무원 노후 준비 교육을 하다보면 ‘창업 리스크’를 강조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개인적으로도 은퇴 후 창업을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 공무원연금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퇴직수당을 털어넣어서 창업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연금으로 수령하기를 권한다. 사실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것 가치가 훨씬 더 높다. 현재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인구는 전체의 7%에 불과하다. 연금이 줄고 퇴직수당이 느는 형태가 되더라도 이를 퇴직연금화함으로써 충실한 연금 기능을 보존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은퇴 이후의 리스크가 뭔지 측정해 봐야 한다. 이를 대비하는 목돈을 준비해야 한다. 건강 관련 리스크는 실손보험 등 질병보험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

▶최=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이 어떻게 나오든 노후 연금에 있어서 공무원만의 강점이 사라지는 쪽으로 변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도 일반 직장인처럼 은퇴설계를 해야 한다. 바람직한 은퇴 포트폴리오와 자신의 상태를 비교하는 컨설팅을 받아보고 이에 걸맞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각 금융권 별로 각각 다른 표준화 된 포트폴리오 모델을 가지고 있으므로 여러 군데서 컨설팅을 받고 비교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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