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가명·39)씨는 ‘대륙의 실수’라는 샤오미 소형 전자·IT 제품을 사 모으는 데 재미를 붙였다. 첫 제품은 웨어러블 ‘미밴드’였다. 매일의 수면 패턴과 활동량 정도를 알려주는 간단한 제품이지만 깜찍한 디자인과 2만원대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구매했다. 이어 샤오미 스마트체중계, 액션캠,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연이어 구매했다. 최씨는 ”샤오미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에 성능과 디자인 모두 훌륭하다“면서 ”직장 동료와 친구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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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형 전자·IT 등 일부 제품군에 한정돼 있고 주 고객층 역시 해외직구나 온라인쇼핑에 능숙한 젊은층에 머무르고 있지만 ‘중국산’에 대한 경계심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가전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 관심, 샤오미에서 중국산으로 확산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산 제품을 재평가하기넓은 화각과 해상도를 갖춘 SJ캠의 ‘SJ4000HD 액션캠코더’, 해상도·밝기가 우수한데다 보조배터리로도 사용할 수 있는 UNIC사의 ‘미니빔 프로젝터 UC30’, 그리고 중국산 드론 등이 ‘대륙의 실수’로 회자되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 소형 가전에서 공기청정기까지 보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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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LG유플러스 등을 통해 중저가형 스마트폰 X3를 정식 출시해 약 7만대가량 팔았다. 삼성전자·LG전자가 버티고 있는데다 이통사가 주도하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평가다.
남은 것은 대형가전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TV에 대한 전세계적인 인기를 국내 소비자들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중국 TV를 흔히 볼 수 있는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공습, 국내 가전시장에 ‘위협’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중·일 가전산업 기술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기술경쟁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반면 한국은 현상유지에 급급하다는 설명이다. 해외 시장의 경우 이미 중국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국내 시장 역시 중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품질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 국내 가전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세훈 상명대 교수는 “중국산 가전들이 국내 소비자에게 ‘합리적 가격의 실용적 제품’으로 재인식되면서 향후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면서 “기술 격차마저 줄어드는 만큼 국내 가전업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샤오미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성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전체 전자·IT 산업을 아우르는 노하우와 경쟁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남석 연구위원은 “중국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에 위협이 되겠지만 아직은 (기술력 등에서)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