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홈쇼핑, "태양의 후예 감사하지 말입니다"

'본방사수' 태후폐인 늘며 홈쇼핑 반사이익
시청률에 매출 동반 상승..'유시진 대위 고마워'
드라마 방송 전후로 주력상품 편성
재방송 시간대엔 '송중기 정수기' 판매하기도
  • 등록 2016-03-23 오전 6:00:00

    수정 2016-03-23 오전 6:00:00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요 장면들.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30%에 가까운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TV 홈쇼핑 업계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상파 사이 채널을 보유한 TV 홈쇼핑은 최근 케이블 TV와 종합편성 채널의 약진, VOD·모바일 등을 통한 시청행태의 변화 등으로 지상파 시청률이 하락하며 매출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 상황에 ‘태양의 후예’가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뜻하지 않게 TV 홈쇼핑이 후광효과를 누리게 된 것.

지난 19일 ‘태양의 후예’ 재방송 시간대 롯데홈쇼핑에서 소개된 ‘루헨스 정수기’.
홈쇼핑 3사는 ‘태양의 후예’ 방송을 전후해 여성 상품을 집중 배치하는 등 편성 전략을 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밤 10시부터 시작되는 드라마를 기다리는 시청자들과 11시 드라마가 끝나고 일제히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을 겨냥해 드라마가 방송되는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9시40분과 10시40분에 주력 상품을 편성하고 있다.

GS샵은 ‘태양의 후예’ 7회가 방송된 지난 16일 오후 9시40분에 헤어 에센스 베스트셀러 상품인 ‘실크테라피’와 10시40분에 ‘로얄컴바스 R4 욕실시공 패키지’를 선보였다.

실크테라피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직전인 오후 9시58분에 최고 주문을 찍는 등 방송 초반 주문이 몰려 8000세트가 판매됐으며 로얄컴바스 시공 상품은 300만원대의 고가 임에도 주문건수가 200건을 넘어섰다. 이후 11시40분부터 방송된 ‘스타일 나우’ 프로그램 역시 ‘랑방 선글라스’가 30분 만에 2500개가 판매되는 등 평소보다 30% 정도 높은 매출을 보였다.

‘태양의 후예’ 8회가 방송된 17일에도 후광효과는 계속됐다. 오후 10시40분부터 방송된 ‘뮬마이어2 란제리’는 방송 시작과 동시에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해 방송 말미에는 전 사이즈 매진을 기록했다.

여타 홈쇼핑 채널도 특수를 누렸다. 22일 CJ오쇼핑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 방송 전후 4주간 수·목요일 밤 10시40분 방송의 매출을 살펴본 결과 드라마 방송 후 평균 주문 금액이 약 15% 증가했다.

‘태양의 후예’가 첫 방송된 24일 밤 10시40분 방송한 ‘까레라진 에어로 플렉스진’은 8700여 세트 판매되며 목표를 20%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 9일 밤 10시40분에 방송한 ‘A.H.C 아이크림 포페이스 특별패키지’는 1만3500여 세트가 팔려 목표치를 30% 가량 초과 달성했다.

‘태양의 후예’가 재방송되는 토요일 오후 시간대도 홈쇼핑업계 ‘골든타임’으로 급부상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9일 드라마 재방송 시간에 맞춰 극중에서 유시진 대위 역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송중기가 모델로 활동 중인 정수기 ‘루헨스’를 단독 편성해 판매했다. 당시 방송에서 진행을 맡은 쇼핑호스트는 “조금 전 드라마가 끝났는데요”라면서 채널을 돌리려던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재빨리 옭아맸다.

TV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에서 시청률 20%가 넘는 평일 드라마가 얼마 만인가 싶다”라면서 “‘태양의 후예’는 TV 홈쇼핑의 주 고객인 40대와 50대 이상 여성 시청자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여성들이 특히 열광하는 드라마다. 홈쇼핑업계 전체에는 분명 득이 되는 일이지만 이 시간대 방송을 맡은 여성 쇼핑호스트들은 송중기를 못 본다며 아쉬워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연배우 송중기가 모델로 나선 코오롱스포츠 ‘삭스’ 광고 스틸.
장규훈 GS샵 편성전략팀 팀장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지상파 드라마는 홈쇼핑 시청률을 동시에 끌어올려 매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라면서 “최고 시청률 51%를 찍은 ‘주몽’(2007년)이나 ‘대장금’(2003년) 등 40%대를 넘은 드라마보다는 ‘태양의 후예’나 ‘별에서 온 그대’처럼 시청률 20~30%대 드라마가 홈쇼핑 매출에 기여하는 바는 더욱 크다”고 말했다.

열풍의 주역은 ‘유시진 대위’ 송중기다. 그는 극중에서 “허락 없이 키스한 것 말입니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이 시간 이후로 내 걱정만합니다”처럼 딱딱한 군인 말투로 달콤한 대사를 쏟아내는데 이를 활용한 ‘태후’ 혹은 ‘송중기’ 마케팅은 홈쇼핑 업계를 넘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오늘 딱 하루. 5%를 돌려드리지 말입니다’ 등 극중 송중기의 말투와 명대사를 패러디한 유통업체들의 광고 메일이 넘친다.

드라마 방송 전 송중기를 모델로 발탁한 코오롱스포츠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17일 송중기가 모델로 나선 아웃도어 워킹화 ‘삭스(SOX)’ TV 광고를 처음 선보였는데 이후 첫 주말 해당 제품의 판매량이 전주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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