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열기 펄펄 끓는데..."우리동네엔 미분양 쌓여요"

6·19 대책후 지역별 양극화 뚜렷
인천 '영종 누리에뜰' 0.12대 1 그쳐
수도권 대부분 조기완판 열기와 대조
부산·세종 외 지방은 청약미달 속출
  • 등록 2017-07-21 오전 5:30:00

    수정 2017-07-21 오후 3:29:42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지난달 말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서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아파트. 정부가 최근 발표한 ‘6·19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조정대상지역(이하 조정지역)에 속해 분양권 전매 제한 및 대출 규제를 받는 단지인데도 1순위 청약접수 결과 324가구 모집에 1만2305명이 몰려 평균 37.9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 들어 서울지역 민간 분양 단지 최고 경쟁률이다. 이 아파트는 정당계약(합법적으로 당첨된 청약자가 맺는 계약)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전 가구가 완판(100% 계약)됐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경기도 평택 동삭동에서 분양 중인 ‘지제역 더샵 센토피아’. 이 단지는 지난 12일 1순위 청약에서 330가구(일반분양 물량) 모집에 절반도 안되는 160명(0.48대 1)만이 접수했다. 2순위 청약에서도 신청자가 많지 않아 결국 50여가구가 미달됐다.

전매 제한 및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지역별로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규제 대상 지역(조정지역)인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조기 완판하는 등 분양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경기도 평택과 인천 중구, 충남 천안 등 일부 비조정지역 분양시장 분위기는 영 딴판이다. 올 하반기 금리 인상과 입주 폭탄, 추가 부동산 규제 등 변수가 많아진 상황에서 주택 수요자들이 ‘돈 안되는 곳’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철저히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분양 호조 속 미분양 늘어…경기 화성·인천 중구 분양시장 찬바람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전체 미분양 주택은 1월 1만8938가구에서 5월 1만5235가구로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경기도 평택, 화성, 인천 중구 등 일부 지역은 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이 여전히 수천 가구씩 쌓여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경기도 화성시에서 분양한 S아파트는 1·2순위 청약에서 총 784가구 모집에 460명(0.59대 1)만 신청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전 가구가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51~59㎡)로 이뤄졌고 분양가도 공공택지지구라 상한제 적용을 받아 2억~2억3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화성시가 그동안 미분양이 많았던 지역인데다 하반기 입주 물량도 적지 않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화성시에서는 1만488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상반기(8824가구) 보다 2배 많은 수준이다. 경기도 화성시에는 5월 말 기준 1488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영종지구가 속한 인천 중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과 13일 금광건설이 인천 중구 운서동에서 분양한 ‘영종도 금광 누리에뜰’의 경우 1·2순위 청약 접수 결과 0.12대 1로 대거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5월 말 현재 인천 중구 미분양 물량은 2222가구로 인천 지역 전체 미분양(3158가구)의 70%를 차지한다. 인천 중구 지역 미분양 가구는 올 1월(1906가구) 보다 316가구가 늘었다.

◇“추가 규제 때 청약 쏠림 더욱 심화될 것”

지방 분양시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부산과 세종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곤 ‘아파트값 하락→ 분양시장 외면→ 미분양 적체→ 집값 하락’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시행된 대출 규제와 함께 다음달 추가 부동산 규제가 시행되면 수요자들은 분양시장에서도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쏠림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며 “지방 시장은 더욱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청약이 진행된 충북 청주 상당구 ‘금천 센트럴파크스타힐스’는 241가구 모집에 단 6명만 신청해 0.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남 천안 동남구 ‘병천부경타운하우스2단지’는 496가구 모집에 1·2순위를 합쳐 단 3명이 신청했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공급 금액이 5000만~7000만원 수준인 공공임대주택으로 임차인들은 5년 후 일반분양 우선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충남 천안시 ‘두정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1·2회’와 경남 사천시 ‘용강 정우하이뷰’도 각각 청약경쟁률이 0.31대 1과 0.18대 1로 모두 대거 미달됐다. 제주도 제주시 ‘제주나이스 6차’ 역시 38가구 모집에 단 1명만 청약통장을 썼다.

이처럼 지방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지역은 미분양 적체가 심한 상황이다. 실제 충북 청주 미분양 가구는 5월 말 현재 2512가구로 올 1월(1201가구)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경남 사천 역시 미분양 주택이 300가구 이상 증가했고, 제주도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포함해 미분양 주택이 917가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방은 과거 준공 후 악성 미분양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실수요자라면 동·호수 지정이나 분양가 할인 등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분양 물량은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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