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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친구들끼리 ‘정시는 성골’이라거나 ‘쟤는 학종충이다”라고 할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수시 전형 입학자 그…그러나 여전히 차별 대상
대학 입학 경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을 폄훼하는 왜곡된 문화가 대학사회에서 확산하고 있다. 수학능력평가시험을 치루고 정시로 입학하면 정시귀족이다. 이어 교과충, 학종충, 지균충(지역균형 선발전형), 재위국민충(재외국민 전형 입학자)순이다. 정시를 제외한 나머지 전형은 순수한 실력이 아닌 다른 외부 요인이 작용한 상대적으로 불공정한 입학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전제로 한 일종의 ‘혐오 문화’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9학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대학 전체 대학 입학생(35만 8514명) 가운데 정시 입학생은 9만 2652명(26.3%)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입학 이후에도 어느 전형을 통해 입학했는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재작년 재외국민 전형으로 서울 시내 사립대에 입학한 박모(20)씨는 동기들에게 지금까지도 입학 전형을 밝히지 않았다.
박씨는 “중학교 때부터 고2때까지 러시아에서 지낸 경험을 살려 재외국민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동기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며 “정시 입학생보다 실력은 부족한데 외국 경험 하나만 믿고 입학했다는 오해를 받기 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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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입학 전형에 따라 계급을 나누는 데는 ‘정시 전형이 가장 공정하다’는 왜곡된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입시업체 진학사가 고3 수험생 6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정시와 수시 가운데 공정한 쪽을 선택하라”는 질문에 응답자 474명(68%)가 정시를 택했다. 수시를 선택한 응답자(139명·19.9%)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정시로 대학에 입학한 윤모(25)씨는 “수시는 지역·학교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데 비해 정시는 외부 요인이 비교적 덜 개입되는 전형”이라며 “정시생들끼리 우스개 삼아 ‘우리는 성골’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학 전형에 따라 계급을 나누는 현상이 대학 입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능과 같은 표준화 된 시험 외적으로 다양한 전형을 통해 인재를 고르는 방식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학종충·논술충이라는 용어는 타인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대표적인 모습인 만큼 학생 개개인의 각성과 자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