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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는 삼성전자 이사회의장을 맡게될 이상훈 사장이 참석키로 해 눈길을 끈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황각규 롯데 사장 등도 참석한다.
1일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김상조 위원장은 대한상의에서 지난 6월 삼성·현대차·LG·SK 4대그룹을 만난 이후 롯데그룹을 추가해 간담회를 연다. 당시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을 몰아치기식으로 하지 않을테니, 기업 스스로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각 그룹마다 개혁 카드를 가져오지 않으면 ‘구조적 처방’에 나선다고 엄포를 놓은 만큼 각 그룹에서 가져올 카드가 관건이다.
김 위원장은 4대그룹 개혁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메시지는 던지지 않았다. 다만 각 그룹마다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일관되게 던졌다.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면서 투명성을 확대하되, 불가능하다면 컨트롤타워를 갖추고 권한뿐만 아니라 책임을 부과하는 형식으로 변화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같은 개편이 이사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했는지는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은 컨트롤타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별도의 ‘거버넌스(통제)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독립적인 사회이사가 맡으면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설치된 거버넌스 위원회는 다 유명무실하다”면서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를 맡아야 하는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이런 걸 이끌어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금융그룹통합감독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산분리를 유도하려고 하고 있지만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나온 개편이 김 위원장이 원하는 개혁방향에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자동차(005380)는 현재 다른 그룹에 비해 가장 개혁이 더딘 편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 문제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이보다도 정의선 부회장 중심의 현대자동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사업방향에 대한 방향성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자칫 시간을 지체하다 삼성과 같은 상황을 자초할 수 있는 만큼 경영승계문제를 해결하고, 정 부회장에게 권한을 부여하되 책임을 질 수 있는 지배구조 형태를 만들라는 메시지다.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 문제와 함께 2차·3차 하도급업체와 상생모델을 가져올지 관건이다.
롯데그룹이 이번 면담에 포함된 점도 관심을 끌 만한 포인트다. 롯데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개선책을 내놨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중심의 ‘황제경영’은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개편에 불과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시각이다. 소상공인과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대형유통업체 ‘갑질’해소 방안도 관심 포인트다.
김 위원장이 5대재벌 그룹에 제시한 ‘마지노선’은 연말이다. 이날 간담회 결과에 따라 향후 ‘칼날’이 어떻게 향할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대기업 전담 기구인 기업집단국이 설립된 만큼 실태조사와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직권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동시에 시장의 압박을 가하는 다중대표 소송제, 전자투표제, 집중투표제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재벌 변화 추이를 보면서 현재 법무부와 함께 논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