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1000원=北 8000원?…북한 관광갈 땐 얼마 필요할까

남북 평화모드에 북한화폐에 이목
명목상 南北 화폐가치 7~8배 격차
"북한돈 쓸 가능성 없어…신뢰도↓"
  • 등록 2018-05-02 오전 5:00:00

    수정 2018-05-02 오전 7:28:34

지난달 2일 평양 옥류관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원인 ‘레드벨벳’이 평양냉면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한반도에 훈풍이 갑자기 불어오면서 정서적으로 북한을 가깝게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평양에 가서 냉면 먹는 상상을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개방된 북한에서 사업을 구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는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도대체 북한에서 경제 활동을 하려면 얼마가 필요한 걸까.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북한 원화와 미국 달러화 간의 환율은 달러당 108.4원이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원화는 달러당 1160.5원에 거래됐다. 단순 계산해보면 북한 1원의 가치가 우리나라 1원의 가치보다 10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이는 실제와 다르다. 외환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원화는 장마당 같은 민간 시장에서 1달러당 8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통화보다 7~8배께 가치가 낮다는 의미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북한에도 통화를 교환해주는 외국환은행이 있긴 하지만 거의 무용지물이다. 시장에서 암달러상이 비공식적으로 달러화와 북한 원화를 교환해준다”며 “얼추 1달러에 8000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쌀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북한 원화와 우리 원화가 자국에서 통용되는 가치는 엇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 쌀 1kg은 5200~55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쌀 1kg은 4000~6000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어 가격은 비슷하다.

남북의 물가가 비슷해 보이지만 통화 가치 차이가 7~8배에 달하기 때문에, 국내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의 7분의1 수준의 비용으로 북한 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이런 계산은 현실적으로 필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 관광을 하거나 기업 경영을 할 때 북한 원화를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일단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북한 내부에서조차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도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도 자국 통화를 통해서는 칫솔과 과자 같은 저렴한 제품만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 등 비교적 고가의 제품은 대부분 달러화로 거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북한 원화는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수급에 따라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북한에 들어갈 때 달러당 8000원에 환전했더라도, 다시 북한 돈을 달러화로 환전할 때는 달러당 1만원이 넘으며 하루아침에 수십% 환차손을 볼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남북한의 통화 가치가 7~8배라는 것도 북한 원화의 유동성이 풍부할 때 의미가 있다”며 “북한 외환시장이 개방되기 시작하면 1달러에 2만~3만 북한원에 거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원화와 북한 원화의 대미(對美) 환율 추이다. 다만 북한 원화의 경우 고시된 것과 달리 시장에서 1달러당 8000원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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