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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31일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1.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51.1)과 시장 예상치(51.1)를 모두 하회하는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재확산 등과 함께 중국 전력난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중국 전력난은 지난해 말 석탄 가격 상승으로 시작해 최근 제조업 경기 반등과 이상 기온으로 심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산업생산은 글로벌 수요 회복에 힘 입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K증권은 광둥성(23.9%)은 전국 평균을 상회, 산업용 전기 사용이 평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며 지역 전력 생산에 과부하를 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상 기온도 전력 수급난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4월 말부터 광둥성 기온이 평년을 웃돌고 5월 들어서는 최고온도가 전년 동월 대비 4도가량을 웃도는 35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5월 광둥성의 전력 부하량은 작년 월간 기록을 모두 추월했다”며 “아직 6월 초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2~3개월간은 고온으로 인한 냉방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재생에너지의 특성 중 하나는 기후에 따라 발전량이 변화한다는 것”이라며 “올해는 강우량·일조량이 동반 감소하며 중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평년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석탄 가격 상승도 전력난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1~4월 누적 화력 발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고, 2019년 대비 연평균 6.9% 증가했다. 전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석탄 가격도 오르고 있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원자재 시장과 연동돼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석탄 가격과 다르게 전기 사용료는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발전 기업들의 손실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사슬망에 추가 부담…석탄채굴 단기 강세”
전력난이 중국 주요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광둥성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글로벌 공급사슬망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광둥성에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가전 업체 메이디, TCL, 전기차 업체 비야디, 애플 부품 공급사인 입신정밀, 파운드리 업체 중신궈지(SMIC) 등 본사와 생산기지가 몰려있다.
그러면서 “중국 전력난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나, 여전히 주시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수요 측면에서의 요인과 공급측면에서의 요인이 모두 기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 같은 중국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