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잡설] 대선 5대 징크스

87년 대선 이후 수많은 징크스 형성
이회창·황교안·이낙연 ‘총리 불가론’
손학규·김문수·남경필 ‘경기지사 필패론’
‘李 vs 尹’ 누가 승리해도 징크스 타파
  • 등록 2021-12-29 오전 6:01:00

    수정 2021-12-29 오전 6:01: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징크스(Jinx)’

불길한 징후나 징조를 뜻하는 말이다. 스포츠 세계에는 유독 징크스가 많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시즌이면 ‘펠레의 저주’가 되풀이된다. 비록 깨지기는 했지만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저주’나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도 유명한 사례다. 마이클 조던이나 서장훈의 이른바 ‘반바지 징크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SK왕조 시절 연승을 거둘 때 수염을 깎지 않았다. 반대로 야구 한일전 때 ‘약속의 8회’는 기분좋은 징크스였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특히 87년 대선 이후 7번의 대선을 거치면서 수많은 징크스들이 생겨났다. 물론 징크스도 수명을 다하면 깨지기도 한다. 다만 5대 징크스는 아직까지 강력하게 작동중이다. 여야의 수많은 유력 정치인들이 징크스 타파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총리 불가론 △정권교체 10년 주기설 △동일 당명 재집권 불가론 △서울대 법대 불가론 △경기지사 필패론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총리 불가론’이다. 총리는 늘 유력 차기주자로 거론됐지만 거기까지였다. 대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원한 2인자’로 불렸던 김종필 전 총재는 3김 중 유일하게 청와대에 입성하지 못했다. 이회창 전 총재 역시 3번의 대권도전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참여정부(고건) 이명박정부(정운찬) 박근혜정부(황교안)에서도 총리 불가론은 이어졌다. 최근에도 마찬가지였다. 총리를 지냈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민주당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10년 주기설은 여야 정권교체가 보수·진보를 넘나들며 10년 단위로 이뤄진다는 속설이다. 노태우(87년 대선)·김영삼(92년 대선)→김대중(97년 대선)·노무현(2002년 대선)→이명박(2007년 대선)·박근혜(2012년대선)→문재인(2017년 대선) 대통령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이 과정에서 동일 당명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사례도 없었다. 민정당→민자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한나라당→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의 순으로 당명은 모두 바뀌었다.

서울대 법대의 과거 위상은 ‘넘사벽’이었다. 한국사회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었다. 이상하게도 대선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97년·2002년 대선에 나섰던 이회창 전 총재는 각각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고졸신화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같은 대선에 나섰던 이인제 전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도 수난사가 이어졌다. 이낙연 전 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대권을 노크했지만 떨어졌다. 차기 대선 지지율 선두를 다투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윤 후보가 승리하면 징크스는 무너진다.

경기지사 필패론은 역대 최강의 대선 징크스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는 당선과 동시에 유력 차기주자로 정치적 위상이 수직상승한다. 참여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불어 ‘한나라당 빅3’를 형성했던 ‘이명박 vs 손학규’ 라이벌 구도의 여파였다. 이후 경기지사는 늘 대권도전에 나섰다. 결과는 언제나 실패였다. 대선 본선 무대를 밟은 이는 거의 없다. 초대 민선 지사였던 이인제 전 의원이 유일했다. 손학규·김문수·남경필 등 역대 경기지사들은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차기 대선 지지율 선두를 다투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경기지사를 지냈다. 이 후보가 승리하면 징크스는 깨진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중 누가 승리하더라도 대선 5대 징크스는 깨진다. 이 후보가 승리할 경우 경기지사 필패론뿐만 아니라 ‘동일 당명 재집권 불가론’을 깨뜨리게 된다. 반대로 윤 후보가 승리하면 서울대 법대 불가론뿐만 아니라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을 무너뜨리게 된다. 반면 극도로 희박한 가능성에도 여야의 후보교체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경기지사 필패론’이나 ‘서울대 법대 불가론’이라는 징크스 중 하나는 여전히 생명력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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