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르고 보는 식의 포퓰리즘적 공약을 막기 위해 선거 공약과 함께 합리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놓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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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마련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추경안은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20만명에게 300만원 상당의 방역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을 기존 3조2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지난해 초과세수가 2차 추경안대비 19조원이라고 예측한 바 있지만 이보다 10조원 가량이 더 들어올 거라고 전망을 바꾼 바 있다. 세수 추계 실패로 정부는 초과 세수를 활용해 소상공인 지원과 방역 역량 확충에 초점을 둔 ‘원포인트’ 추경안을 마련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후보는 추가적인 재정 사용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여전히 너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대대적인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소상공인에게 3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것에 대해 “훨씬 큰 규모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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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추경 증액 요구로 나랏곳간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선거 공약에서도 명확한 재원 마련 없는 ‘퍼주기식’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윤 후보는 코로나19 손실 보상과 관련해 최소 50조원의 지원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외에도 ‘병사 월급 200만원’ 등 공약을 발표했다. 병사 월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하는 데만 5조1000억원이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이 후보의 기본 소득 등 기본 시리즈 공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19~29세 청년에게 연간 20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 기본소득의 경우 약 700만원에게 총 14조원이 들어간다. 이 후보는 이러한 기본시리즈에 대한 재원을 토지이익배당금제와 탄소세 신설 등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역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여야 후보의 포퓰리즘적 공약으로 재정건전성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성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아무리 선거 국면이라지만 두 후보 모두 사실상 선거 직전에 돈을 풀려고만 하고 있다”면서 “재원 마련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된 뒤 공약을 내놓아야 하는데 돈을 쓰려는 곳들이 전부 비생산적인 곳뿐”이라고 지적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부채증가율 등 엄청난 재정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수십조원을 바로 쓰겠다는 건 선거를 의식한 과대성 발언”이라며 “대부분 적자국채로 하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려워 재정안전성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후보들이 재정과 관련된 공약을 발표할때 지출규모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수입과 세수 측면을 함께 발표할 필요가 있다”며 “입법과정에서 재정추계를 필수로 추가해야 하는 것처럼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비용추계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