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본롯데 ‘유산균 쇼콜라’, 日서 과대광고 도마위

“살아있는 유산균이 (장까지) 100배 도달한다” 선전 문구 논란
日 소비자청, 롯데 측에 근거 자료 제출 요구
상품표시법 위반으로 판단되면 ‘수십억대’ 과징금 가능성도
'유산균 쇼콜라' 한국서도 판매...롯데제과 불똥 튈까 '우려'
  • 등록 2017-02-21 오전 5:30:00

    수정 2017-02-21 오후 12:09:09

일본 롯데가 지난 2015년 10월 출시한 ‘유산균 쇼콜라’(사진 왼쪽)와 작년 7월 국내 출시된 롯데제과 ‘유산균 쇼콜라’.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일본 롯데가 몸에 좋은 초콜릿 상품을 내놨다가 상품표시법 위반 혐의로 소비자청의 조사를 받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일본 유력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지난 14일 롯데가 2015년 출시한 히트 상품 ‘유산균 쇼콜라’에 대해 상품표시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소비자청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유산균 쇼콜라’는 인체에 좋은 유산균을 초콜릿으로 감싼 제품으로, 발매 당시 ‘生きた乳酸菌が(腸まで)100倍とどく(살아있는 유산균이 (장까지) 100배 도달한다)’는 선전 문구로 소비자들을 현혹했다. 제품 패키지 하단에는 ‘인공위액실험에서 초콜릿으로 감싼 유산균은 유산균 분말·음료와 비교했을 때 1~2시간 후 생존수가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제품은 일본 현지에서 유산균의 인기와 맞물려 출시 6개월 만에 20억엔(1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출시 10개월 만에 2000만 개가 팔린 히트 상품이다.

소비자청이 주목하고 나선 부분은 ‘정말로 살아있는 유산균이 장까지 100배 도달하는가’ 여부였다. 소비자청은 이 같은 의심에 대해 롯데에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롯데 측은 해당 상품에 유산균을 제공한 닛토약품공업과 오가와 쥰 교토대학 교수의 공동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유산균은 위액 등의 산(酸)에 사멸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해야 제 기능을 내는데 초콜릿 유산균과 유산균 분말의 위산에 대한 내성을 실험한 결과 초콜릿으로 감싼 유산균이 일반 요구르트보다 생존율이 약 3만3000배 높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산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고 해서 실제로 장까지 도달한다고는 단언할 수 없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경쟁사들은 지적했다.

일본 롯데는 작년 말 소비자청의 문의를 받고 제품 포장에 명시한 ‘살아있는 유산균이 100배 도달한다’는 문구를 ‘“生きた乳酸菌をいつでも”の時代(“살아있는 유산균을 언제나”의 시대)’로 변경했다.

소비자청은 현재 일본롯데가 제시한 근거 자료를 검증하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보도한 다이아몬드 지는 ‘광고 문안이 상품표시법 위반으로 판단되면 소비자청이 ‘위반 행위의 일반 소비자에 대한 주지 철저’ 등의 조치 명령을 내린다고 보도했다. 또 ‘유산균 쇼콜라’는 과징금 대상인 매출 5000만엔(4억9800만원) 이상의 제품에 해당돼 위반 기간동안 총 매출의 3%를 과징금으로 내야할 수도 있다.

업계는 유산균 쇼콜라는 일본롯데가 초콜릿 제품으로 오랜만에 히트를 친 상품으로 상품표시법 위반으로 최종 판단되면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란이 된 상품은 지난해 7월 롯데제과(004990)를 통해 국내에도 같은 이름으로 출시됐다.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김치에서 발견한 유산균인 김치 유산균을 추가했다. 제품 패키지 문구는 ‘살아있는 10억마리(또는 20억마리) 유산균 함유’로 일본 제품과 다르지만 제품 콘셉트를 비롯해 패키지 디자인까지 유사하다.

이 제품은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의 협업으로 출시돼 한·일 롯데의 ‘통합 경영’ 사례로 주목 받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롯데는 해외 공동 진출과 포장 단일화, 원료 통합 구매 등을 추진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2월 유산균을 넣은 과자 ‘요하이 샌드’를 시작으로 그해 7월 ‘유산균 쇼콜라’, 10월 ‘요하이 유산균 웨하스’, ‘요하이 토이플레이’ 등 생유산균 제품의 가짓수를 늘려왔다. 최근에는 김치 유래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 LLP 5193(Lactobacillus plantarum LLP 5193) 균주에 대한 특허도 취득했다. 국내에서 유산균 관련 제품을 선보인 제과업체는 롯데제과가 처음이다.

하지만 출시 초반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일본 상황과 달리 국내에선 관련 제품 8종의 지난해 총 매출이 67억 원에 그치는 등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야심차게 선보인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일본에서 출시된 유사 제품이 과대광고 논란에 휩싸이며 제품 신뢰도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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