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009540)이 21일 공시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8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가가 추정한 영업손실 전망치 1913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을 대폭 밑돈 수준이다.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실적 쇼크’를 낸 이유는 후판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데 쓰이는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건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조선사는 예정원가 변화가 예상되면 수주잔고에 예상손실을 고려해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설정한다.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설정한 공사손실충당금은 896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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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조선사에 제시한 후판 가격은 t당 115만원이다. 연초 후판 가격이 t당 70만~80만원 수준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후판 가격이 6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조선해양이 이번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할 때 가정한 후판 가격은 100만~115만원이었다.
한국조선해양뿐 아니라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 역시 실적 쇼크를 재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각각 1377억원, 583억원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 상승과 강재 수요 확대, 줄어든 강재 공급 등으로 후판 가격이 급등해 단기적으로 조선사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