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덮친 후판가 인상…우려 커지는 대우조선·삼성重

한국조선해양, 충당금 8960억원 설정
하반기 후판값 연초 대비 60% 오를 수도
대우조선·삼성重도 '실적 쇼크' 가능성 제기
  • 등록 2021-07-22 오전 6:00:00

    수정 2021-07-22 오전 6: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2분기 성적표를 내놓은 한국조선해양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선박에 들어가는 주요 자재인 후판 가격 상승에 발목 잡히면서다. 조만간 실적을 발표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조선해양(009540)이 21일 공시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8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가가 추정한 영업손실 전망치 1913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을 대폭 밑돈 수준이다.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실적 쇼크’를 낸 이유는 후판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데 쓰이는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건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조선사는 예정원가 변화가 예상되면 수주잔고에 예상손실을 고려해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설정한다.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설정한 공사손실충당금은 8960억원에 이른다.

연결 기준, 단위=억원, 자료=한국조선해양·에프앤가이드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이 20% 이상 상승했다”며 “아직 하반기 협상이 끝나진 않았지만 상승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예측 상승분을 실적에 선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측은 후판의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상승세를 고려한 결과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분기 평균 t당 90.21달러였지만 올해 1분기 166.96달러로 오른 데 이어 2분기 197.97달러→3분기 218.68달러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포스코가 조선사에 제시한 후판 가격은 t당 115만원이다. 연초 후판 가격이 t당 70만~80만원 수준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후판 가격이 6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조선해양이 이번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할 때 가정한 후판 가격은 100만~115만원이었다.

한국조선해양뿐 아니라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역시 실적 쇼크를 재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각각 1377억원, 583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후판값 상승분을 미리 실적에 반영하면서 컨센서스보다 더 큰 폭의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여파가 조선사까지 덮쳤다”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 상승과 강재 수요 확대, 줄어든 강재 공급 등으로 후판 가격이 급등해 단기적으로 조선사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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