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vs스포츠 영토전쟁..'끝장본다'

빈폴아웃도어 '김수현'vs휠라 '김수현'..변별력 제로
모델 아닌 시장 탓, 영역 파괴인가 침범인가
아웃도어 선공, '워킹화는 시작에 불과했다'
아디다스, 아웃도어 라인 분리..반격에 나선 스포츠
  • 등록 2015-03-06 오전 6:00:00

    수정 2015-03-06 오전 6:00:00

배우 김수현이 모델로 나선 빈폴아웃도어(사진 왼쪽)와 스포츠브랜드 휠라의 2015년 봄 신상품 광고 사진.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아웃도어와 스포츠의 영역 다툼이 심화하고 있다. 작년 봄 워킹화로 불붙기 시작한 영토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선제공격에 나선 건 아웃도어다. 가벼운 야외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룩’이 유행할 것이라면서 워킹화를 시작으로 러닝화, 최근에는 트레이닝복까지 스포츠 브랜드의 영역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여름 라이프가드, 겨울 스키복에 이어 올봄에는 골프복까지 생산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가 올봄 선보인 신발의 이름은 심지어 ‘마운틴 러닝화’다. 산과 도심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뜻이다. 경계가 모호하다. 따지고 보면 목적에 기능이 다른데, 어차피 다 같은 옷이라며 호시탐탐 상대의 영역을 노리는 아웃도어와 스포츠의 불편한 동거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지난해 불거진 배우 김수현의 겹치기 광고 출연 논란도 이러한 시장상황이 불러온 해프닝이었다. 그는 빈폴아웃도어의 모델이면서 스포츠브랜드 휠라의 얼굴이기도 하다. 지난겨울 양사에서 모두 다운점퍼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으며 김수현이 광고에서 입은 옷이 어느 회사 제품인지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올봄에도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는 아웃도어와 스포츠 모두 ‘기능’ 대신 ‘패션’을 강조하고 나서며 구분이 어려워졌다.

휠라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같은 의류도 스포츠와 캐주얼 등의 구분이 명확해 문제될 게 없었다”라며 “그런데 지금은 벽이 낮아지다 못해 경계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제품을 홍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스포츠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노스페이스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포츠 의류 부문 공식 후원사로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스포츠 업체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아디다스는 아웃도어 라인을 별도 분리해 이랜드의 NC백화점 8곳에 ‘아디다스 아웃도어’ 독립 매장을 열기로 했다.

아웃도어와 스포츠의 날선 경쟁은 일종의 ‘땅따먹기’다.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긴 어렵고, 있는 땅 안에서 영역을 조금이라도 넓혀보자는 절박함이 깔렸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하산(下山)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속옷 업체인 좋은 사람들과 손잡고 기능성 스포츠 이너웨어 ‘파워스킨’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산에서 내려와 도심을 누비더니 어느새 집앞까지 와있는 형국이다.

결국은 제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지금의 아웃도어 상황이 2000년대 초중반 골프복 붐이 일었을 때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골프복 브랜드가 마구잡이로 생겨났다가 아웃도어 열풍으로 시장이 죽자 대부분 없어졌다”면서 “아웃도어는 문어발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고, 스포츠는 골프복·축구화 등으로 세분화·전문화해 이에 맞서고 있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번에도 결국에는 경쟁력 있는 몇몇만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거품이 빠지면서 시장이 정리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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