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와~쥑이네!' 벚꽃보러 갔다 풍광·벽화에 취해

경남 창원으로 떠나는 봄 여행
진해 근대 유적 고스란히 남은 '팔거리'
예술혼 살아 숨쉬는 '마산 창동예술촌'
연인들의 데이트코스 '저도 연륙교' 등
  • 등록 2015-04-07 오전 6:32:00

    수정 2015-04-07 오전 9:26:54

창원에서 해마다 4월 초순 열리는 진해군항제의 명소 중 하나인 여좌천 로망스 다리. 여좌천을 따라 약 1.5km에 걸친 벚꽃 터널은 가히 환상적이다. 다리 주변에 설치된 조명 덕분에 밤 벚꽃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이곳만의 자랑거리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경남 창원은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내력부터 독특하다. 사람들은 창원을 일컬어 ‘마창진’이라 불렀다. 마산·창원·진해를 줄여 부른 말이다. 최초의 수출자유지역인 마산, 최초의 계획도시인 창원, 최초의 근대 군항도시인 진해가 합쳐진 곳이다. 이 세 도시가 2010년 창원시로 통합됐다. 하지만 세월이 빚은 세 도시의 유구함마저 품을 수 있으랴. 사람들은 벚꽃이 보고싶을 땐 진해를 떠올리고, 아구찜이나 복국이 당길 땐 마산으로 향한다. 여기에 창원의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해지며 세 도시를 아우르는 매력이 깊어졌다. 진해의 벚꽃을 즐기기 전후로 한나절 짬을 내 거닐기 좋은 마산의 원도심 일대가 그곳들 중 하나. 또 마산어시장에서 창동예술촌을 거쳐 문신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코스, 창원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솔라타워까지, 옛것에서부터 새것까지 하나같이 어느 하나 놓칠 게 없다.

제황산에서 바라본 진해 팔거리의 모습. 잔디가 심어진 원형의 공간을 중심으로 찻길 여덟 개가 방사형으로 뻗어 나간다. 현지에서 흔히 ‘중원로터리’라고 부른다.


◇근대기억 고스란히 남은 ‘진해 팔거리’

진해는 벚꽃과 해군의 도시다. 2010년 창원으로 통합돼 진해구가 됐다. 진해의 진면목을 보려면 꽃그늘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38만그루의 벚나무와 해군부대 그림자 안쪽에 진해의 진짜 볼거리가 숨어 있다. 구도심 한복판에 있는 ‘팔거리’가 바로 그곳이다. 이름 그대로 여덟 개의 길이 만나는 로터리. 사실 이 팔거리는 일제의 잔재다. 제황산에서 내려다보면 길은 마치 일본군기인 욱일기를 닮았다. 일제가 이 일대를 인위적으로 조성했다는 설도 이 때문에 생겼다.

진해 근대의 공간은 이 팔거리가 중심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상가 위로 우뚝 솟은 중국풍의 팔각누각.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지어진 것이다. 이 누각의 건너편에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에 문을 연 중국집 원해루가 있다. 화교 1세대가 운영해온 이 집은 대만의 장제스 총통이 다녀갔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진해에서 군 생활을 했던 해군이라면 외출이나 외박 때 가장 먼저 찾아가 자장면 한 그릇을 먹는 곳이기도 했다.

원해루 부근에는 서양화가 유택열 화백이 운영하던 ‘흑백다방’이 있다. 1955년 문을 열어 전란 이후 진해 일대 지식인을 모으던 사랑방이기도 했다. 지금은 유 화백의 딸이 음악감상회와 연주회를 여는 ‘문화공간’으로 남아 있지만 모습만큼은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이밖에도 1912년 세워진 진해우체국이며, 같은 해에 지어진 일제 해군병원장 관사와 일제 장옥거리 등이 옛 모습을 지키며 남아 있다 .

1950~19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옛 마산의 잃어버린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전문 갤러리와 아트숍 등 추억의 명소를 걸으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마산의 예술혼 살아 숨 쉬는 ‘창동예술촌’

마산은 경제사적 의의가 깊은 곳이다. 조선 후기 원산장과 강경장과 함께 조선 3대 장시로 꼽혔고, 근대에는 1899년 마산항이 개항해 부산포, 제물포에 이어 국내서 가장 경제적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하지만 요즘의 위세는 예전만 못하다. 한때 수출자유지역 일대에 빼곡하던 공단들이 빠져나가고 경제의 중심축이 창원 쪽으로 옮겨가면서 도시경제가 탄력을 잃은 지 오래다.

그나마 옛 마산의 위세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창동이다. 조선 영조 때 한양으로 보낼 세곡을 거둬 보관하던 창고(조창)가 있던 곳. 말 그대로 ‘돈이 넘쳐나는 동네’였다. 인구감소와 경기불황으로 점점 쇠락해가던 이곳이 2012년 창동예술촌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골목 구석구석에 예술인들이 터를 잡고 다양한 벽화와 체험거리가 생기면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창동예술촌은 옛 마산 골목을 복원·재현하는 ‘마산예술흔적골목’, 테마예술상업골목을 조성한 ‘에꼴드창동골목’, 조각가 문신 선생의 활동과 체험아트상가가 들어선 ‘문신예술골목’ 등 3가지 테마로 꾸몄다. 창작작업실과 체험 공방, 갤러리, 골목아트 벼룩시장, 문신아틀리에, 문신예술 테마갤러리, 화랑, 화방, 추억의 선술집과 다방 등이 들어섰다. 골목 곳곳을 따라 걷다 보면 미술품부터 공예까지 다양한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벽화와 아기자기한 가게 구경에 지루할 틈이 없다.

만산 남쪽 해안 끝의 연륙교를 건너 작은 섬 저도까지 다녀오는 드라이브 코스도 권할 만하다. 굽이굽이 언덕을 넘고 해안을 따라가며 당도하는 바다 끝에 떠 있는 저도에는 1987년에 놓은 옛 철교와 2004년 갈매기를 형상화해 새로 지은 연륙교가 나란히 놓여 있다.

창원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창원솔라타워의 전경. 돛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마치 바다 위에 커다란 배가 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창원의 새 랜드마크 ‘창원해양공원’

솔라타워는 창원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돛을 형상화한 136m 높이의 타워형 태양광시설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바다 위에 커다란 배가 떠 있는 것 같다. 솔라타워에 오르면 사방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동쪽으로는 신항만이, 서쪽으로는 진해만의 섬과 바다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또 남쪽으로는 거가대교가, 북쪽으로는 명동 해양공원의 전경과 장복산, 조선소 등이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는 지상에서 무려 120m 높이. 바닥 일부엔 투명유리를 깔아 아래를 내려다보면 모골이 송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옆에 조성한 창원해양공원에선 바닷속 생태계는 물론 동서양의 해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작은 섬 음지도에 연륙교를 놓고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군함전시관과 해전사체험관, 해양생물파크 등의 관람시설과 이웃 섬인 우도와 연결하는 보도교, 해안변 데크, 정상부 쉼터가 들어서 있다. 해양생물파크는 바닷속 생태계를 전시했다. 총 3층짜리 건물은 1층 바다, 2층 땅, 3층 하늘을 나타낸다. 해전사체험관에서는 동서양의 해전사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직접 조타장치를 조작해 가상해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해전체험 시뮬레이터가 가장 인기. 실제 함선에 탄 것처럼 흔들리고 소리가 나서 실제 바다 위 전쟁을 치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해군의 함상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군함 전시관도 이색적이다. 2000년 퇴역한 강원호를 그대로 이용했다. 강원호는 1944년 미국에서 건조돼 한국전쟁에 6개월간 참전하고, 1978년에 퇴역한 군함이다.

◇여행메모

△가는길=서울에서 창원까지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KTX를 이용하는 것이다. 서울역에서 창원역, 창원중앙역, 마산역에서 각각 내릴 수 있
다.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중부내륙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갈 수 있다.

△먹을곳=창원에는 복어, 아귀 등이 풍부하다. 복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지만 맹독을 지닌 물고기인 만큼 안전하게 요리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마산어시장 인근에 남성식당(055-246-1856), 고성복집(055-221-5848), 광포복집(055-242-3308) 등 20곳 정도의 전문 복요리집이 마산의 명물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오동동 사거리에는 아귀찜 골목식당들이 성업 중이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의 아귀탕과 아귀수육도 별미다. 옛날우정아구찜(055-223-3740), 오동동진짜초가집원조아구찜(055-246-0427), 마산아구찜(055-222-8916) 등이 있다. 애주가라면 ‘통술집’을 찾아도 좋겠다. 통술은 싱싱하고 푸짐한 각종 해물안주가 한 상 통째 나오는 술상을 말한다.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계속 나온다. 안주와 맥주 3병이 기본. 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4만원을 받는다. 예전엔 오동동과 합성동 골목 쪽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신마산 쪽에 통술거리가 생겨 경쟁을 벌인다. 수림(055-223-1569), 강림식당(055-245-2710), 석민통술(055-243-5155) 등(창원시 관광과 055-225-3703).

△잠잘곳=호텔 샤보이(055-247-4455)는 한국관광공사의 호텔 체인인 베니키아의 가맹점이다. 팔용산 가기 전 마산수출자유지역공단 근처에 있다. 가족이 묵어도 좋을 만큼 깔끔하고 저렴하다. 7만~10만원 선.

경화역 벚꽃터널 사이로 열차가 들어오고 있는 모습. 진해구 경화동에 위치했다. 지난 2월 1일 진해선 운행이 중단됐지만 군항제 기간에는 관광열차를 운행한다.
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창동예술촌에는 12개 체험공방이 있어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전문 갤러리 및 아트샵과 추억의 명소를 걸으며 추억 여행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전문 갤러리 및 아트샵과 추억의 명소를 걸으며 추억 여행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전문 갤러리 및 아트샵과 추억의 명소를 걸으며 추억 여행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전문 갤러리 및 아트샵과 추억의 명소를 걸으며 추억 여행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전문 갤러리 및 아트샵과 추억의 명소를 걸으며 추억 여행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50~60년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마산의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창동예술촌. 전문 갤러리 및 아트샵과 추억의 명소를 걸으며 추억 여행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산의 대표적인 술상인 ‘통술’. 통술은 한마디로 싱싱하고 푸짐한 각종 해물 안주가 한 상 통째로 나오는 술상을 말한다. 이미 차려진 안주가 가득한데도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맛있는 안주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마산항의 아침 바다 모습.
진달래 활짝 피어난 저도 비치로드 탐방길
저도 연륙교 모습.
저도 비치로드의 제1전장대에서 바라본 남해 바다
저도 연륙교
마산의 명물 아귀찜. 마산 아귀찜은 마산 오동동에서 갯장어식당을 하던 일명, 혹부리할머니가 어부들이 잡아온 아귀에 된장, 고추장, 미나리, 파 등을 섞어 쪄서 만들었다고 한다. 화끈하게 맵고 쫄깃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마산 복국. 마산항의 역사와 어시장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복요리가 성행했다. 마산어시장 내 20개 정도의 전문 복요리집이 마산의 명물거리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이때문. 전국 최대 규모의 복요리집 밀집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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