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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9년 겨울에 죽었다”라는 대사로 시작하는 ‘저승편’은 과로사 한 주인공이 저승에서 10가지 지옥을 거치며 겪는 모험을 담았다. ‘이승편’은 집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가택신(家宅神)의 세계를 그렸다. ‘신과 함께’는 ‘착하게 살면 복 받는다’는 평범한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담아 호평받았다. 우리에게 오히려 생소한 한국의 전통 저승관과 한국신화를 생생히 그려 단단한 팬덤을 형성했다. 영화화가 결정되기도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 ‘가상 캐스팅 놀이’가 벌어졌을 정도.
이 프로젝트는 이미 수년전 김용화 감독에게 제안이 왔었다. 김 감독은 “나 역시 원작의 팬으로서 정말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상상 속의 방대한 지옥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특수효과에만 1000억원 이상 들겠더라. 감당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이후 다른 감독이 맡아 수년간 영화화를 진행했지만 무산됐고 다시 김 감독의 손으로 돌아왔다. 그는 “과거에 고사했을 때만 해도 내게는 덱스터의 기술력이 없었지만 이제는 충분히 자신 있다”며 “간절히 원하던 작품이 돌고 돌아 다시 인연이 된 게 신기하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