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로봇팔'로 20초만에 검수, 자동화설비로 생산성 2배 'UP'

연간 200만대 규모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을 가다
모듈-조립-포장-입고까지 모든 과정 자동화
비전촬영로봇 등 로봇설비 통해 보일러 생산성 1.7배 올려
  • 등록 2018-01-26 오전 1:00:00

    수정 2022-03-24 오전 9:16:25

사람 팔을 닮은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의 비전촬영로봇이 보일러 곳곳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경동나비엔)
[평택=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찰칵 찰칵 찰칵’ 사람 팔을 닮은 주황색 ‘비전촬영로봇’이 20여초만에 갓 조립된 보일러 주요 부분 55개소(부위)를 정밀하게 찍어낸다. 비전촬영로봇이 찍은 사진은 즉시 검사라인 한쪽에 있는 모니터로 전송, 제품 불량 유무를 판별한다. 정상 판정을 받은 보일러들은 각 제품별로 자동 분류돼 공장 2층에 있는 포장로봇의 손길을 기다린다. 모듈 생산부터 검사, 포장, 입고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된 공장. 25일 찾은 경기도 평택시 소재 경동나비엔(009450) 서탄공장의 작업 풍경이다.

이날 서탄공장 현장에서 만난 김두식 경동나비엔 생산총괄 전무는 “온수기의 경우 과거 수동라인으로 이뤄졌던 공장과 비교해 생산효율성이 2배 이상 높아졌고 가스보일러 역시 1.7배 정도 올라갔다”며 “현장에 있는 비전촬영로봇 같은 자동화설비들이 검수 과정에서 각종 불량을 잡아내면서 전체 불량률도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서탄공장은 경동나비엔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 2016년에 총 1500억원을 들여 설립한 새로운 생산기지다. 연간 200만대 보일러를 생산할 수 있다. 부지 역시 13만2000㎡(약 4만평)로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국내 보일러 시장 규모가 연간 120만대임을 감안하면 철저히 글로벌 시장을 위해 기획한 공장이다. 김 전무는 “수출 제품을 위한 공장인만큼 품질과 불량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필요했고 이에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구축했다”며 “품질을 위해 경동나비엔은 핵심 부품까지 자체 생산하는 등 경쟁 해외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일러 생산공정은 크게 △모듈 생산 △조립 △검사 △포장 △입고 등 5개 과정으로 분류한다. 이날 찾은 서탄공장에선 보일러 부품들이 자동화설비를 거쳐 모듈로 만들어지고 현장 근로자들의 손을 통해 쉴새없이 조립되고 있었다. 보일러 핵심부품인 열교환기와 송풍기도 근로자들이 기계에 부품만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조립과 검사까지 진행했다. 일부 조립 라인을 제외하면 근로자들이 직접 생산작업에 뛰어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가스조립동 일부 라인에서는 정밀한 작업을 위해 1대당 1000만원짜리 전용 드라이버까지 갖췄다. 서탄공장의 품질우선주의를 대변하는 풍경 중 하나다. 김 전무는 “품질시스템 강화 차원에서 실제 자동차 생산 현장 수준까지 품질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실제 서탄공장을 짓기 전에 국내 유명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업체 공장들을 돌아다니고 해외 유명 보일러 업체들의 공장들을 영상으로 공부하는 등 자동화설비 구축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서탄공장 조립라인은 자동화 설비들이 대부분의 작업을 처리한다. (사진=경동나비엔)
서탄공장에서는 부품 조립 및 검사뿐만 아니라 제품 표면에 스티커와 바코드를 붙이는 작업도 모두 로봇을 통해 진행한다. 스티커 유무감지 기능을 통해 스티커 부착이 누락되지 않도록 막는다. 모듈 조립에서부터 무선인식태그(RFID)를 부착해 공정 과정에서 불량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역추적이 가능하다. 각 라인마다 검사를 진행하고 비전촬영로봇으로 마무리 검사를 진행한다.

특히 한 번에 총 55개소를 촬영할 수 있는 비전촬영로봇은 서탄공장의 자랑이다. 김 전무는 “예전에 미국 바이어 측에서 우리 제품에 대해 불량품 의심을 한 적이 있었는데 비전촬영로봇이 검사 과정에서 찍었던 55개소 사진을 통해 제품 불량이 아님을 밝혀낸 적이 있었다”며 “스티커 오류까지 잡아내는 비전촬영로봇 도입은 경동나비엔의 품질 신뢰성을 한층 더 올려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포장 라인에서도 자동화설비가 바코드를 인식, 여러 종류 보일러를 제품별로 분류해 배치하고 있었다. 배치한 제품들은 라인별로 파렛트에 적재해 포장한 후 창고로 이동했다. 자동화로봇으로 하루 8시간 기준으로 5000대 이상 적재할 수 있다. 이후 각 제품들은 최대 6만5000대까지 저장 가능한 물류창고에서 지정된 위치에 자동 보관한다. 출하시에도 이 정보를 기준으로 선입선출을 진행한다. 경동나비엔이 서탄공장을 건설할 때 내세운 ‘3대(설비·검사·물류) 자동화 목표’가 현실화된 셈이다.

최근에는 독일 바일런트, 네덜란드 BDR, 이탈리아 아리스톤 등 글로벌 보일러 업체들이 서탄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서탄공장의 최첨단 자동화 생산공정을 보기 위해서다. 보일러 업계에선 이같이 공장 내부를 보여주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김 전무는 “전 세계적으로 모든 공정이 일괄 자동화된 공장을 둔 보일러 업체는 아직 없다”며 “서탄공장은 경동나비엔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포장라인에서도 로봇설비가 자동으로 제품을 포장, 분류한다. (사진=경동나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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