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악은 한국…분담금 年 70조원은 내야 한다' 말해"

매티스 前국방 연설비서관, 신간 통해 밝혀
비공개 석상서 "韓, 美를 벗겨 먹는 나라" 지칭
  • 등록 2019-10-30 오전 4:59:08

    수정 2019-10-30 오전 4:59:08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과거 비공개회의 석상에서 한국 측이 분담해야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연 600억달러(약 70조원)는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국 측이 비밀리에 거론했다고 알려진 연 50억달러(약 6조원)와 비교해도 무려 12배에 달하는 규모다. 2017년 집권 초 때의 일이라곤 하지만, 동맹까지도 ‘돈’으로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이 다시 한 번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의 연설문비서관을 지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내 비사들을 모은 신간 ‘선을 지키며: 매티스 장관 당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저서에 따르면 취임 초부터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에 드는 비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개 자리에서도 외교안보팀을 향해 집요한 문제 제기를 지속해왔다.

이에 외교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자 2017년 7월20일 국방부 청사에서 첫 브리핑을 열었다.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등이 참석한 이 회의는 훗날 틸러슨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지칭, 파문이 일었던 자리로 더 잘 알려졌다.

당시 브리핑에서 매티스 장관은 미국의 안보를 위한 한국·일본 등 동맹의 중요성과 이들 국가의 상당한 비용 분담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며 “일본·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을 “대표적으로 우리를 이용해온 나라”라며 중국과 함께 미국을 벗겨 먹는 나라로 규정했다. 회의에 앞서 브리핑 전략을 짤 때 틸러슨 전 장관이 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더욱 험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평가하는 12개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며 “그 기준에 따르면 ‘한국이 최악’”이라고 말했다고 틸러슨 전 장관이 전했다.

결국 외교안보팀은 2018년 1월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브리핑을 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매티스 장관을 향해 주한 “미군의 대가로 미국이 무엇을 얻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고, 매티스 장관은 “안보를 지키는 ‘이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손해 보는 거래”라며 “(한국이) 주한 미군에 대해 1년에 600억달러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라며 반박했다.

저서엔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언행으로 국방부가 여러 차례 당혹해했던 점도 서술됐다. 대표적인 게 2018년 8월 유엔총회 연설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애초 백악관으로부터 받은 연설문 초안엔 이런 표현이 없었다는 게 스노드그래스의 증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한 것도 그 어떤 교감 없이 이뤄졌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썼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 선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몰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서 즉흥적으로 내뱉은 발언으로 의심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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