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watch]靑의 고요함..춘추관 발길 끊긴 사연

  • 등록 2014-12-22 오전 6:01:00

    수정 2014-12-22 오후 1:42:14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요즘 청와대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 춘추관(기자실)도 마찬가지다.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대변인을 제외한 청와대 고위직들이 발길을 ‘뚝’ 끊으면서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2주년을 하루 앞둔 18일 춘추관에선 김기춘 비서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단 송년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요즘 들어 더 접하기 어려워진 청와대 고위직을 한꺼번에 만날 ‘소통’의 기회였다. 박 대통령이 ‘깜짝 방문’할 것이란 미확인 정보도 돌았다.

기자들은 당연히 ‘기사화’를 원했다. 청와대의 오프더레코드(비보도 전제)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그러자 돌연 김 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기자들끼리 마련된 회 몇 점과 다과를 집어먹고 흐지부지됐다.

송년회가 무산된 건 정윤회 파문으로 민심이반이 극심한 까닭에 ‘잔칫집’ 분위기를 낼 수 없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현 시국에서 청와대가 송년파티를 한다고 하면 무슨 말이 나올지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혹시나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여론이 더 험악해질까 하는 두려움이 배어 있었다.

전 정권까지 기자단 송년회는 대통령도 가끔 참석하는 등 꽤 거창(?)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 첫해인 2008년 송년회에 깜짝 방문했고, 2010년에 이어 퇴임을 앞둔 2012년에도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 외에도 가끔 춘추관을 불쑥 방문해 ‘소통’을 즐겼다. 그렇다고 이 전 대통령 시절이 ‘무탈’ 했다고 할 수도 없다. 2008년은 4대강 사업과 광우병 파동으로 ‘민심이반’이 꽤 심했던 때였다.

반면 박 대통령이 당선 이후 춘추관을 방문한 기억은 별로 없다. 신년기자회견이나 대국민담화를 제외하면 작년 말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 우려로 우리 수산물에 대한 반감을 없애고자 춘추관에서 열린 ‘제철 우리 수산물 시식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파동 이후 경제, 사회, 외교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일에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역사적 결정”이라며 정치적 발언도 재개했다.

그러나 정작 ‘소통’에는 아직 무관심이다. 정의화 국회의장까지 답답해하며 이틀 연속 박 대통령을 향해 국회와의 소통에 나설 것을 주문한 건 이를 잘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이 ‘소통’에 무관심이니 비서진도 ‘소통’에 나서길 꺼리는 게 아닐까. 당분간 ‘긴장감’ 흐르는 ‘조용한’ 청와대는 계속될 것 같다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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