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분양권 시장 한파…웃돈 한달 새 2000만원 '뚝'

잇단 규제·금리 상승·정국불안 '삼중고'
동탄 '호반베르디움' 84㎡ 11건→3건
하남 '미사푸르지오' 101㎡ 7건→1건
위례 '우남푸르지오' 83㎡ 1000만원↓
"매수심리 꺾여 시장 침체 장기화될 듯"
  • 등록 2016-11-29 오전 6:00:00

    수정 2016-11-29 오전 7:22:12

[그래픽 = 이데일리 이동훈]
[글·사진=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분양권 웃돈요? 지금 분양권이 문제가 아닙니다. 손님도 없고 문의 전화도 끊겨 기존 주택조차 거래가 안 돼요.”(경기도 화성시 영천동 H공인 관계자)

“가격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나 기존 아파트 매매가 모두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 빠졌죠.”(하남시 망월동 E부동산 관계자)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이어 수도권 공공택지지구 주택시장에까지 부동산 규제 한파가 불어 닥쳤다. 정부가 과열된 주택시장을 잡겠다며 지난 3일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 금지, 청약 1순위 자격 강화를 골자로 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 방안’(1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후 투자 수요가 확 줄어서다. 여기에 대외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정세 불안까지 가중되면서 수요자들마저 심리적 위축을 느끼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4주째로 접어든 현재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위례신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에서는 새 아파트 분양권은 물론 기존 아파트 거래마저 끊겼다. 앞으로 겨울철 비수기와 맞물려 시장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

거래 줄고 가격도 하락세…“급매물 나오지만 사려는 사람 없어”

지난 24일 오후 동탄2신도시(화성시 영천동)에 줄지어 들어선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방문객 없이 중개사들만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새 아파트 분양권을 사겠다는 수요자들로 북적이던 예전과는 딴판이다. 수서발고속철도(SRT) 동탄역 개통이 다음 달 초로 성큼 다가왔지만 11·3 부동산 대책으로 매수자들의 심리적 위축이 컸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실제 이달 들어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크게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면 목리 ‘호반베르디움3차’ 아파트(1695가구) 전용면적 84㎡형은 이달 초(1~10일) 11건이 거래됐으나 대책 발표 일주일 뒤부터는 거래 사례가 3건으로 감소했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도 하락세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달 말 3억 7230만원에서 이달 들어 현재 3억 6630만원으로 떨어졌다. 인근 영천동 Y부동산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도 한 달 새 1000만원 넘게 빠졌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겨울 비수기와 겹치면서 이같은 침체 분위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11·3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투자 수요의 급감, 금리 인상설을 비롯한 대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국내 정세 불안 등의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게 시장 침체의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 중 잔금대출을 처음부터 나눠 갚는 분할상환 방식으로 빌려야 한다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 후속 조치가 지난 24일 발표된 것도 주택시장에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많다.

“매수자 관망세 당분간 이어질 듯”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의 개관과 지하철 5호선 미사역 개통 예정 등 잇단 호재로 지난달까지 분양권 거래가 활발했던 하남 미사강변도시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남시 선동 ‘미사강변2차 푸르지오’ 아파트(1066가구) 전용 101㎡형은 지난달 7건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1건만 팔렸고, 분양권 거래가격도 지난달 6억 2675만원에서 11·3 대책 발표 이후 6억 675만원으로 2000만원 하락했다. 하남시 망월동 G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아파트 대부분이 이미 분양을 마쳐 11·3 대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데도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와 국내 정세 불안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 지연 소식을 접한 위례신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 일대 아파트 거래시장도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2단지’ 전용 83㎡ 분양권은 지난달 12건 거래됐으나 이달 1건으로 급감했고 거래가격도 1000만원 넘게 빠졌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신도시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연구위원은 “정부의 잇단 규제로 서울 강남권은 물론 인근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주택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미국발 금리 인상이 부각되다 보니 예전만큼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도 없고 매수 심리도 꺾여 적어도 내년 초까지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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