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들의 연간 이익도 전년보다 증가할 전망이지만, 지수는 연초(1월5일) 1000선을 하회한 이후 80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다만 도덕적 문제가 없고 펀더멘털이 탄탄한 실적주는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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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날 3.32% 내린 848.21에 거래를 마감하며 연초 이후 -17.49%, 코스닥150은 -21.1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16%대, ‘중국의 코스닥’격인 심천종합지수는 -9%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공포에 급락세를 보였다. 이번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이 물가, 통화정책, 금리 변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불안심리가 증폭됐다는 평이다. 이에 팬데믹 이후 유동성 효과가 집중된 성장주가 크게 조정받고 있다.
또 올해 코스피 상장사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소폭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전년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인 코스닥 상장사 53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6967억원으로, 1개월 전(5조7143억원) 대비 0.3%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4조381억원) 대비해선 40.7% 증가한 수준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괴리율은 지난 10년 평균치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하향 중이지만 아직 견조한 수준”이라며 “코스닥 지수가 큰 폭 하락하며 2017년부터의 밸류에이션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도덕적 해이’ 불거져…“건강한 실적주는 매수 기회”
이에 따라 올해 코스닥 부진이 더욱 부각된 것은 실적 외 연초 시총상위 기업 중심의 도덕적 해이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시총 15위인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자기자본을 뛰어넘는 횡령에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신라젠(215600)과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임상, 횡령·배임 이슈와 성분 논란 등에 장기간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셀트리온(068270)은 분식회계 의혹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양상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 대형주 부진은 전반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기조 속에서 횡령, 상장폐지 심사, 분식회계, 내부자 거래 혐의, 코인 ‘먹튀’, 물적 분할 등 여러 의혹에 신뢰도 문제로 연결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관련 논란이 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횡령·배임 공시 건수는 3건(오스템임플란트, 세영디앤씨(052190), 휴센텍(215090))으로 지난해 연간 기록(3건)과 맞먹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감법 개정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인증 절차가 자산 규모에 따라 ‘검토’에서 ‘감사’로 상향된 가운데 결산기를 맞아 점검 과정에서 내부 통제 이슈가 불거져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상장사에 대한 ESG 판단 지표는 뚜렷하지 않지만 과거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내부자의 자기주식 매수 정보 등을 통해 기업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내부자 주식 매수는 주가 저평가와 양호한 성장성에 대한 신호로 볼 수 있어 매수 기회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