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은행(IB)업계 및 기업경영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30대 기업의 M&A 인수 금액은 총 37조 7897억원으로 239개 회사를 인수했다. 특히 이 중에서 ‘왕자의 난’이 진행 중인 롯데의 행보가 눈에 띈다.
올해 초 1조원의 거액을 들여 KT렌탈을 인수한 롯데는 지난달에도 삼성SDI(006400)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004000)을 약 3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롯데는 2010년 이후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M&A를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수자금으로 총 7조 6377억원을 사용했다.
반면 리더의 부재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CJ(001040)의 경우 과거 활발하게 추진해온 M&A 동력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CJ는 2010년 이후 CJ대한통운과 온미디어, CJ헬로비전호남방송 등 36개 기업을 M&A하면서 총 2조 8094억원을 썼다. 2012년만해도 CJ대한통운 등의 인수에 1조 8323억원을 투입했지만 금액은 점차 줄었고 올해는 단 한 건의 소규모 M&A도 없었다.
LS의 경우 주력인 전선 사업외 백화점(흥업) 사업 등에 진출했다가 최근 들어 다시 전선 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하면서 인수 기업을 포함,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있다. LS(006260)는 화창과 대성전기공업을 매물로 내놨고 흥업백화점을 매각키로 했지만 무산됐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002990)의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최근 금호산업을 되찾으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중견 그룹들도 M&A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과 기계업에 기반을 둔 SM그룹과 SIMPAC의 경우 시장에서 ‘법정관리 매물 헌터’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주로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매물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턴어라운드(회생)하며 기업가치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매물이 M&A 시장에 줄줄이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은 물론 원활한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며 “빅딜도 쏟아지고 있어 승자의 저주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