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위기의 보해양조…창사 첫 임금 반납

"자진 반납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삭감"
임지선 대표 취임 후 지난해 적자 전환
무리한 마케팅·수도권 공략이 '자충수'
  • 등록 2017-03-20 오전 5:00:00

    수정 2017-03-20 오전 11:23:16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보해양조(000890) 임직원이 창사 이후 처음 임금을 반납했다. 2015년 11월 임지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이어진 무리한 투자가 실적 부진으로 연결되면서 회사 측의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이 가시화되자 구조조정 대신 임금 반납을 택한 것.

19일 보해양조에 따르면 올해 1월 임직원은 회사측과 별도의 임금 반납 계약을 체결했다. 직급별로 대표이사 등 임원진은 20~30%, 직원들은 10%의 임금을 자진 반납했다. 이에 따라 보해양조 임직원은 지난해 12월 임금 협상 당시 체결한 연봉의 일부를 회사에 반납하게 됐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100여 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계획했지만, 임직원들은 고용 안정화를 고려해 임금 반납이라는 고육책을 선택했다”며 “직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개별근로자의 동의도 얻었다. 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하면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 (사진=보해양조 제공)
임금 반납은 말 그대로 회사에 임금을 되돌려 주는 것을 뜻한다. 일시적으로 임금을 되돌려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임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다. 그래서 이듬해 임금 계약 시 기준 임금은 반납 이전인 기존 임금이 된다. 임금 자체가 줄어드는 임금 삭감과는 차이가 있다.

자진 반납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임금 삭감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는 2017년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면 모두 돌려주겠다고 하지만 현 경영상황에서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보해양조 직원은 “말이 반납이지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며 “임금반납동의서를 들이밀고 서명을 요구하는 데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보해양조는 임금 반납뿐만 아니라 생산 라인 현장 직원을 탄력 근무제로 전환했다. 재고 물량에 따라 현장 직원을 투입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해양조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실적 부진 때문이다. 2016년 보해양조는 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15년 82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1155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6.7% 줄었다. 임 대표 취임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과 점유율 하락의 여파다.

보해양조는 임지선 대표가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74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다. 2015년과 비교해 약 176% 급증한 수치다.

탄산주 ‘부라더소다’를 앞세운 수도권 주류시장 공략도 발목을 잡았다. 무리한 수도권 시장 진출이 안방인 호남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자충수가 됐다. 1990년대 약 90%에 육박했던 광주와 전남 지역의 점유율은 하이트진로(000080)의 공세에 밀려 현재 약 50% 수준이다.

보해양조는 결국 2014년 수도권 시장 공략을 위해 선보였던 17.5도의 저도주 ‘아홉시반’을 시장에서 철수시키고, 수도권 인력을 축소하고 남은 인력을 지방으로 재배치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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