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로또' 강남권 시프트 경쟁률, 한 자릿수에 그친 까닭은

'장기전세주택'..강남 재건축 단지는 인기 낮아
월소득·부동산자산 등 자격 제한
6억 웃도는 보증금 감당 어려워
  • 등록 2016-06-01 오전 6:00:00

    수정 2016-06-01 오전 8:01:43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공급되기만 하면 최소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로또 임대아파트’로 불리는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그런데 이 로또 아파트가 유난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강남권이다.

서울시는 최근 제32차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청약접수를 받았다. 청약 결과 전체 935가구에 1만 1703명이 신청해 전체 경쟁률은 12.5대 1을 기록했다. 공가(空家)가 나온 성동구 송정동 서울숲 아이파크 1가구에는 384명이 신청했다. 반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장기전세주택으로 주목을 받았던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 ‘아크로리버파크 반포’, ‘반포 자이’ 등은 평균 경쟁률이 3 대 1, 4대 1 정도에 머물렀다. 청약 신청자 수가 공급 물량의 1.4배가 안돼 전원 서류심사 대상이 될 정도였다.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 장기전세는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일반공급(25가구)조차 81명(2순위 신청자 포함)만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3.2대 1에 그쳤다. 노부모 부양자 공급의 경우 4가구에 4명이 신청했고, 국가유공자(4가구)는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아크로리버파크 반포 역시 일반공급 28가구에 101명이 신청,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3.3대 1) 다음으로 세 번째로 낮은 경쟁률(3.6대 1)을 보였다. 반포 자이는 4.3대 1에 그쳤다.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한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간 거주 가능하다. 한 해 올릴 수 있는 보증금 인상률도 최대 5%로 제한된다. 그러나 이런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열기도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높은 보증금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래미안 신반포 자이와 반포 자이의 보증금은 6억 2480만원, 아크로리버파크반포는 6억 7600만원이다. 이는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4억 408만원)보다 2억 7192만원 높은 수준이다.

래미안 신반포 자이 등은 모두 전용면적 59㎡ 이하이기 때문에 이들 아파트 시프트 입주 대상자는 소득 수준이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00% 이하여야 한다. 이는 3인 가구를 기준으로는 481만 6665원, 4인 가구를 기준으로는 539만 3154원, 5인 가구를 기준으로는 547만 5403원이다. 아이가 하나인 맞벌이 부부라면 월 평균 240만원을 버는 셈이다. 부동산 자산 역시 1억 26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 정도 소득과 자산 수준으로 고가의 전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가 제한돼 있다보니 신청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서울 강서구 마곡힐스테이트에 청약한 이모(40대)씨는 “강남권 시프트가 경쟁률도 낮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욕심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대출을 받아야 해 마음을 접었다”며 “마곡지구만 해도 작년보다 전셋값이 올라가면서 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매입형 임대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장기전세주택의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 없어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임대주택 물량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전세주택 공급 방식 변경 등을 고민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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