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회적 책임 외면한 필립모리스

  • 등록 2018-06-20 오전 6:00:00

    수정 2018-06-20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필립모리스는 연기 없는 담배 제품이 가져올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이코스를 통해 국내 성인 흡연자들도 이러한 미래에 동참하게 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가 한국에 상륙한지 1년. 약 1억6300갑(3월 기준)을 팔아치운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배연기 없는 세상’을 천명했다. 마치 이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기업인양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흡연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금연하라고 말하며 아이코스를 권유하는 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닌 마케팅 언어일 뿐이다.

기업이 어떻게 마케팅을 하던 신경 쓸 일은 아니다. 자신들의 이윤 추구를 위해 그럴 듯하게 포장한 기술을 두고 가타부타할 일도 아니다. 다만 아이코스 점유율을 볼 때 한국필립모리스가 얼마나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느냐는 따져볼 문제다. 국내 담배 시장에서 약 10%(월 평균 2억4000만갑)를 차지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이 중 60%가 아이코스 전용 스틱 ‘히츠’다.

아이코스로 바꾼 이들이 많을수록, 히츠가 많이 팔릴수록 우리 담배농가는 되레 궁핍해진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히츠 속 담뱃잎을 전량 수입해 쓰기 때문이다. “국산 담뱃잎이 외산에 비해 비싸다”는 게 그 이유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또 양산을 아시아의 히츠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실상 700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 목표가 전부다.

사회 환원 역시 인색하다. 야당의 한 의원은 “필립모리스는 우리나라 담배시장의 21%(2016년 기준)를 점유하고도 기부금은 연 3억7000만원만 내고 있다. KT&G가 800억원 가까이 기부한 것과는 큰 차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필립모리스가 한국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많다. 보건복지부의 궐련형 전자담배 ‘암 유발 경고그림’ 부착 추진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힌데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해성분 분석 결과에 대해서도 해명을 촉구했다. 금연유도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정부를 향해 “당혹스럽다” “유감이다”라는 다소 감정적 표현을 써가며 작심 비판하고 있다. 이쯤되면 필립모리스는 이미 정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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