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배민·타다 대표도 필요하다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법’

배민 살핌기금, 타다 드라이버 상해케어 발표
미국 캘리포니아주 AB5법처럼 법제화 노력 필요
  • 등록 2020-02-24 오전 5:28:00

    수정 2020-02-24 오전 10:31: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18일 화요일 새벽 0시 ‘쿠팡이츠전국연합쿠리어모임’ 카카오톡 채팅방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4~1도. 쿠팡이츠라이더들(쿠리어들)은 추운 날씨에 격려하며 쿠팡이 올린 프로모션(배달이 저조한 경우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별도로 지급하는 보너스 성격의 특별수당)정보를 공유했다. 통상 배달료는 건당 4000~5000원 수준인데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올라간다.

쿠리어모임 채팅방에는 363명이 모여 있다. 이들은 플랫폼 기업의 배달료 프로모션이나 할인 쿠폰을 주는 매장 같은 돈 되는 정보뿐 아니라 수입차와 부딪혔을 때 대응 문제, 플랫폼 업체가 자신에게 매긴 평점에 대한 불만 등 마음속 얘기도 나눈다.

▲2월 18일 새벽 0시를 갓 지나 ‘쿠팡이츠전국연합 쿠리어모임’ 카톡방에 올라온 쿠팡이츠의 프로모션 정보(건당 금액 1만5000원 정보). 출처: 쿠팡이츠전국연합쿠리어모임


이들은 얼마나 벌까. 쿠팡이츠에서 낮에 몇 건 돌고 밤에 건당 프로모션도 열심히 했더니 지난해 12월 31일 하루 동안 12만8000원을 벌었다는 사람(네이버 블로그 지학star)도 있고, 그보다 못한 사람도 있다. 배달의민족에서 풀타임으로 뛰면 월수입이 지난해 12월 기준 423만원이어서 법인 택시 기사보다 나쁘지 않다. 타다의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 기사의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월 평균 수입은 약 5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보험 문제는 심각하다. 개인이 배달용 소형 이륜차를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연 118만원(평균 기준)이나 든다. 배달대행업체가 유상운송보험을 든 뒤 오토바이를 임대해주면 임대료가 월 60~70만원에 달한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은 그래도 (보험회사와)협상력이 있어 보험료를 낮춰 월 35만원에 유상보험을 든 오토바이를 임대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스타트업(초기벤처)CEO들도 공감한다.

지난달 16일 (사)오픈넷 주최 ‘타다 금지법 금지’ 대담회에서 이재웅 쏘카 대표는 국회에 계류 중인 ‘타다금지법’에 반대한다면서도 “4대보험을 기준으로 제공했던 실업급여, 산재 이런 걸 어떻게 할 것인가.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나 플랫폼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는 법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타다는 4월부터 드라이버가 타다를 운행하다 다치면 치료비뿐 아니라 업무상 공백에 따른 손실도 지원하는 ‘상해케어’를 만들어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김봉진배달의민족 CEO도 다르지 않다. 김 대표를 아는 지인은 “김봉진 대표는 사재 20억원으로 라이더살핌기금을 만들 정도로 라이더 보호 문제를 우려해왔다”고 했다. 배민 관계자는 “플랫폼 종사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만들어진다면 배민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원하는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 김봉진 대표가 사재 20억원을 출연해 조성했고,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사고 시 1,000만원 한도로 최대 500만원의 생계비와 치료비를 지원해준다.


우리나라가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해 어떤 제도를 만들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난해 9월 통과된 AB5법(Assembly Bill No.5)을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우버 기사처럼 플랫폼 기업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사람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기업에 고용된 직원’으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일정 조건을 갖춘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고용보험·유급휴가·최저임금 등이 적용된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재웅 대표와의 대담에서 “타다금지법은 금지하고 (한국형)AB5법은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플랫폼 노동 시대에 일자리가 일거리로 대체되면 사회보장제도의 혜택들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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