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공모전', '열정페이'논란

매월 1개 이상 영상 제작에 지원 금액은 고작 10만원
홍보 영상 제작 소요 비용의 1~2% 수준
6개월 투자 해야 수상 가능...지나친 노동 착취 지적도
  • 등록 2016-07-25 오전 6:00:00

    수정 2016-07-25 오전 6:00:00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5월 말부터 진행 중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한 BJ 선발 공모전’이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였다. 국가 행사 홍보 영상을 제작한다는 명목으로 이달 17일까지 공모전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미래부가 동영상 제작에 실제 드는 비용에 턱없이 못 미치는 금액만 지원하기로 하면서 공모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국가 공모전임을 내세워 행사 홍보 영상을 큰 비용 안 들이고 제작하려는 꼼수”라는 비난이 나온다.

18일 미래부 등에 따르면 공모전에는 ‘동계올림픽 준비 현황과 우리나라 문화·역사, 지역·먹거리, 레저 스포츠 소개’ 주제에 맞는 3분 이내의 홍보 동영상과 활동 계획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20명(개인 또는 팀)은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매월 1개 이상의 동영상을 제작하고 홍보 활동을 해야 한다.

문제는 미래부가 이런 동영상 콘텐츠 제작 등에 지원하는 금액이 월 1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공모전 추진팀 관계자는 “멀리 가서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으로 보여 소요 경비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책정했다”고 말했다.

영상물 제조업체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3분짜리 홍보 동영상 제작에도 최소 500만원~ 10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홍보전문가 이상민 브랜드앤컴패니 대표는 “월 10만원을 지급하면서 이런 영상을 제작하라는 것은 창작자의 창작 의욕을 꺾는 행위”라며 “최소의 재화를 들여 결과물을 뽑아내는 것은 기업들이 하는 이윤추구 논리인데 이번 공모전은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공모전과 달리 지나치게 심사기간이 길다는 점도 불만의 대상이다.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하려면 최소 6개월의 시간을 투자해 6건 이상의 동영상 제작과 홍보를 해야한다. 공모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지원자가 적어 미래부는 공모전 모집 기한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청년근로자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관계자는 “6개월여 동안 매월 홍보 동영상을 제출하는 식의 활동 방식을 공모전이라고 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며 “동계올림픽 홍보 수단이 필요하면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하고 영상을 제작해야지 공모전 형식을 빌어 해결하겠단 구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여러 가지 기반 자체를 넓히려는 차원이지 ‘열정페이’를 이용해 저가로 홍보 영상을 제작하려는 취지는 아니다”며 “BJ로 선발된 분들에게 실비 지급 외에 관련 교육도 실시하고 장비도 대여해 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한 BJ 선발 공모전’ 포스터. (사진=미래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