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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근 미국 같은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류와 달리 국내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 폭이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그 배경에는 추후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고민이 묻어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워낙 불확실하다보니, 기준금리 인상 스케줄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이례적인’ 하락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서울채권시장에서 한은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가장 최근인 22일 금리는 2.147%. 지난 1월8일(2.135%)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권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고용 둔화 충격파가 시장을 강타한 데다,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나라 안팎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진 만큼 한은이 섣불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아진 것이다.
국내 시장금리 하락 폭은 미국보다 더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영향을 받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FOMC 직후인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7거래일간 2.9bp 내리는데 그쳤다.
채권시장 한 인사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에 주요국 국채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국채금리는 하락)했지만 그 폭은 달랐다”며 “국내 금리가 큰 폭 내린 건 한은이 이른 시기에 인상에 나설 여건이 아니라는 시장의 고민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주요국이 일제히 돈줄 조이기에 나서는 상황이어서 국내 시장의 ‘탈동조화’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는 올해 7월, 8월, 10월, 11월 총 네 차례 남아 있는데, 인상 시기에 대한 컨센서스는 모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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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통화정책 녹록지 않다”
장기채권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22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608%로 전날보다 1.4bp 상승하긴 했다. 하지만 그 수준은 4월13일(2.603%) 이후 두 달 여 만에 가장 낮다.
시장 인사들뿐만 아니다. 최근 랜달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제담당관의 언급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앞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음달 인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가파른 인상 속도보다 국내 물가 둔화세를 더 신경써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은 내부도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을 알고 있다. 한은 한 관계자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며 “과거 어느 때보다 통화정책 운영이 녹록지 않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