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출근대란 초읽기…준공영제냐 노선폐지냐 갈림길

인천 광역버스 19개 적자노선 폐지 강행
버스업체들 "적자보전 없이 버스 운행 불가능"
인천시, 준공영제 도입 신중…"모럴해저드 우려"
  • 등록 2018-08-13 오전 6:30:00

    수정 2018-08-13 오전 6:30:00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운영업체 6개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노선을 폐지하겠다고 나서 논란이다. 업체들은 언제까지 적자 노선을 지속할 수는 없는 만큼 인천시가 재정투입을 통해 비용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시는 과거 인천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당시 저질렀던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천지교통 등 인천지역 광역버스 업체 6곳 직원들이 9일 인천시청 앞에서 예산 지원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예산 지원 없으면 버스 운행 중단”

신강교통(1100·1101·1601·9501·9802번), 인강여객(9100·9200·9201번), 선진여객(9300·1800번), 천지교통(1300·1301·1302·2500번), 마니교통(1000·1400·1500·9500번), 신동아교통(1200번) 등 인천에 본사를 둔 6개 업체는 21일부터 19개 노선 버스 259대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시에 폐신신고를 했다.

이들 6개 업체는 서울 신촌, 강남, 서울역과 인천을 오가는 버스 노선 19개를 운행하고 있다.

이들은 2014년 7월 정부의 입석 제한 조치, 수도권 철도망 확충 등으로 광역버스 승객 수가 급감해 적자가 심각하다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인천시에 예산지원을 요구해 왔다. 2013년만 해도 연인원 2326만명에 달했던 인천지역 광역버스 이용자(11개 업체)는 작년 1685만명으로 4년만에 27.5%(641만명)나 급감했다.

천지교통 관계자는 “6개 업체가 지난해 22억원 정도의 적자를 봤다”며 “올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 지출이 19억7000만원 늘어나 올해 적자는 4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자가 심각하다 보니 버스기사 처우도 열악할 수밖에 없다”며 “준공영제를 도입한 인천시내버스와 경기도 광역버스 기사 월급이 100만원 이상 많아 수시로 기사들이 빠져나가는 통에 인력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 회사는 인천시가 6·13 지방선거 전만 해도 하반기 추경예산에 광역버스 지원금을 반영해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했다가 박남춘 시장이 취임하자리를 백지화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버스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 인천시의 입장 변화를 확인하고 노선 폐지를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적자부터 보전하라” 요구에 인천시 “신중 검토”

특히 업체들은 준공영제 도입에 앞서 우선적으로 적자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적자보전 없이는 버스운행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시는 적자보전은 물론 준공영제 도입에도 신중한 모습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최근 회의에서 “일화성 지원을 잘못”이라며 “늦더라도 원칙을 세워 대책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성급하게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할 경우 예산만 지원하고 교통 서비스 질 개선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 준공영제 확대에 조심스런 이유는 지난 2009년 도입한 시내버스준공영제가 당시 회계감사권한을 내준 부실합의 탓에 10년째 비난받고 있어서다.

인천시는 당시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시내버스운송조합과 ㈔시내버스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에 회계감사권한을 위임했다. 이 때문에 한해 1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하면서 세금이 공정하게 집행되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시내버스업체에서는 직원급여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사업주가 보조금을 착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다른 회사에서는 대표가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모럴해저드 우려가 크다. 광역버스 회사에 예산을 줘서 적자를 보전해 주면 택시업체, 화물차업체도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이 출퇴근 문제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민원 처리 최종 시한인 16일까지 인천시의 입장을 정리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씨(38·인천 남동구)는 “강남으로 출근하기 위해 매일 광역버스를 이용하는데 갑자기 노선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시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적자 문제는 업체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 인천시는 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게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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