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확 올랐지만…여전히 '1%대 쥐꼬리'

주가 상승에 수익 늘었지만
2분기 평균 2%에도 못 미쳐
  • 등록 2019-07-22 오전 6:13:44

    수정 2019-07-22 오전 6:13:44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A 시중은행에 퇴직연금을 맡기고 있는 40대 직장인 K씨.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실적배당형으로 들고 있는 K씨는 요즘 수익률을 확인할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사연은 이랬다. K씨는 지난해 국내 증시 폭락과 함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당혹스러웠다. K씨는 “퇴직연금은 일종의 퇴직금인데, 손실이 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며 “원리금 비보장형을 가입했지만 설마 마이너스가 될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K씨는 그 이후 채권형과 채권혼합형 펀드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올해 수익률은 4% 가까이 뛰었다.

A 은행이 최근 고객에 제안하고 있는 채권형 펀드는 지난 1년 수익률이 높게는 8%가 넘는 것도 있다. 보통 3~5%대다. 채권혼합형의 경우 외국계 운용사가 굴리는 상품은 6%에 가까운 것도 있다. K씨는 “올해 채권시장 외에 주식시장이 회복하고 있는 데다 은행 자체적으로도 수익률에 부쩍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했다.

점차 개선되는 퇴직연금 수익률

지난해 죽을 쒔던 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손실을 낸 곳 없이 일부 은행의 경우 높게는 3%를 훌쩍 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중심 금융지주들이 전사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덕이다. 다만 수익률 전반은 2%가 안 되다 보니 정기예금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여전히 나온다.

21일 이데일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을 분석해보니, 은행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가장 많은 신한은행의 올해 2분기 개인형 IRP 평균 수익률은 1.99%로 지난해(0.14%)보다 1.85%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실적배당형은 -2.95%에서 3.63%로 6.58%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직전 1년 운용 성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수수료를 차감한 것이다. 원리금 보장형(1.22%→1.35%)은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작았다.

원리금 보장형은 주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담긴다. 반면 실적배당형은 주식형, 주식혼합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상품이 다양하게 포함된다. 그래서 금융시장 흐름에 민감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주식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주식형 펀드 추천 상품을 보면 지난해 증시 폭락 탓에 최근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의 늪에 빠져 있다. 다만 올해 주가가 상승하며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게다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채권금리가 하락(장기채권가격이 상승)한 것도 수익률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퇴직연금은 주로 장기채 상품이 많이 포함돼 있다.

아직도 2%대 예금금리에 못 미쳐

다른 은행들 사정도 비슷하다. KB국민은행의 개인형 IRP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0.29%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2분기 1.38%로 회복했다. 원리금 비보장형의 경우 -5.46%에서 1.41%까지 6.87%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원리금 보장형 역시 1.15%에서 1.37%로 올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률 관리를 위해 원리금 보장형에 포함된 정기예금 상품에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개인형 IRP의 경우 우리은행(-0.20%→1.29%), KEB하나은행(-0.46%→1.62%), IBK기업은행(0.56%→1.32%) 모두 수익률이 올랐다.

하지만 ‘쥐꼬리 수익률’ 오명은 여전하다는 비판도 있다. 올해 2분기 주요 은행의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IRP를 통틀어 평균 2%를 넘는 은행은 없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은행 정기예금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보면,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금리는 2.0% 수준이다. 일부 지방은행들은 2.20~2.30%까지 주는 곳도 있다. 이를테면 광주은행의 쏠쏠한마이쿨예금 금리(만기 1년)는 2.30%다.

또 다른 시중은행 한 인사는 “현행법상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하는데, 수익률이 너무 낮다는 고객의 불만은 큰 압박”이라며 “중위험 중금리 상품 비중을 늘려서라도 수익률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