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로드] 첩첩산중 ‘영월’에서 오징어가 유명한 이유는?

강원도 영월의 '사랑방식당'
무려 3대째 오징어구이 맛집으로 유명
영월 공무원이 부탁으로 오징어두루치기 내놔
이후 오징어구이로 입소문
  • 등록 2022-07-01 오전 6:10:00

    수정 2022-07-01 오전 8:13:16

사랑방식당의 오징어구이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하늘과 맞닿은 백두대간과 맑은 물길을 품고 있는 고장, 강원도 영월. 이곳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 씨 뿌려 곡식을 얻었고, 땅속에서 석탄을 캐며 삶의 터전을 일궜다. 그래서일까. 영월을 대표하는 음식도 광활한 자연 속에서 나고 자란 것들이다. 동강에서 잡은 다슬기나,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고사리와 곤드레 등의 나물, 그리고 밭에서 키운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 그리고 한우까지. 영월의 대표 음식을 나열하면 맨 먼저 떠올리는 것들이다.



그런 영월에 의외의 맛집이 있다. 바로 영월읍 절무리골길의 ‘사랑방식당’이다. 이 식당의 메뉴는 ‘오징어구이’. 3대째 영월에서 제법 알아주는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첩첩산중인 영월에서, 그것도 산이나 들이 아닌, 바다에서 나는 오징어를 식자재로 쓰는 이색적인 곳이다. 특히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다는 게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 오징어구이에 점심특선으로 제공하는 보리밥 정식과 함께하면 금상첨화라는 게 이곳을 자주 찾는 단골들의 추천이다.

오징어구이는 어쩌다 영월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그 이유가 재미있다. 이 식당은 음식솜씨가 남달랐던 강순옥 할머니(90)가 1982년 창업했다. 창업 당시에는 오징어구이가 없었다. 다른 식당처럼 여러 음식을 팔았다. 그러다 어느 날, 영월 군청에서 근무하던 한 공무원이 ‘오징어구이’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에 강 할머니는 요리솜씨를 발휘해 손님에게 오징어두루치기를 내놨다. 공무원은 그 맛에 감동했고, 마당발이었던 공무원이 여기저기 소문을 내면서 이름이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 후 오징어구이는 사랑방식당의 대표 메뉴가 됐다.

강원도 영월에서 오징어구이로 알아주는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랑방식당’
당시 공무원이 맛본 오징어두루치는 지금의 오징어구이와는 사뭇 달랐다. 처음에는 오징어를 통째 구웠다. 하지만 조리시 오징어가 펑펑 터지면서 손님들이 불편해했고, 이후 오징어를 썰어 식탁에 내놨다. 그렇게 손님이 직접 볶아 먹는 오징어구이는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오징어의 신선함도 유명세에 한몫했다. 사랑방식당의 오징어는 얼려서 사용한다. 단 ‘선동’만 쓴다는 게 이 집의 철학이다. 식당 관계자는 “배에서 잡자마자 배에서 얼리는 ‘선동’과 육지에서 얼리는 ‘육동’이 있는데. 배에서 얼리는 것이 훨씬 더 신선하다”고 설명했다.

철판에서 직접 구워 조리하는 방식도 이곳만의 비결이다. 보통 오징어볶음은 국물이 새어 나오기 마련. 하지만 사랑방식당의 오징어구이는 국물이 없다. 오히려 약한 불에서 구워 야채의 단맛이 오징어에 스며들게 한다. 여기에 들기름과 고춧가루 등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맛도 건강도 제대로 잡은 식단이다. 사랑방식당이 40년 넘게 영월의 사랑방이 된 이유다.

사랑방식당의 손님들은 오징어구이에 각종 나물과 함께 비벼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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