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청소기 회사도 뛰어들었다"…전기차 올라탄 가전 기업들

LG전자, 모터·인버터 생산 노하우
다이슨, 청소기 모터 기술력
HP, 3D프링팅 기술 활용
  • 등록 2018-10-31 오전 5:30:00

    수정 2018-10-31 오전 5:30:00

LG전자가 전기차에 공급하고 있는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하단 왼쪽)과 인버터(하단 오른쪽). [LG전자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LG전자와 다이슨(dyson), 그리고 휴렛팩커드(HP·Hewlett-Packard)’.

일반 소비자들에겐 세탁기와 냉장고,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PC, 프린터 등 전자 제품으로 널리 알려진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화석 연료로 엔진을 움직이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를 충전해 모터로 구동된다. 이런 전기차의 특성은 전자 제품과 구동 원리가 흡사해, 기존 제품의 수요가 정체된 전자 업체에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에서 성장 동력 찾는 가전 업체

블룸버그가 최근 발표한 ‘2018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신차 기준)은 2017년 110만대에서 2025년엔 1100만대 규모로 10배 가량 급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에서 2025년 8%, 2030년 24%, 2035년 43%, 2040년 54%로 예측되고 있다. 20년 뒤에는 화석 연료로 달리는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비중이 더 커진다는 얘기다.

LG전자와 다이슨, HP 등이 전기차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이유도 성장세가 꺾인 전통적인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되는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다. 또 전기차가 기존 사업의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이 고려됐다는 평가다.

일찌감치 전장(전자 장비) 부품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LG전자는 사업을 전담할 VC사업본부를 2013년 7월 발족한 뒤, 올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실적 1조원을 돌파했다. 전장 부품의 수주 잔고도 약 4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장 부품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전기차다. LG전자는 GM의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에 구동모터와 인버터(배터리 전원을 직류에서 교류 변환하고 모터 속도 및 힘을 제어하는 장치), 배터리팩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했다. GM은 협력사 대상 행사에서 LG전자에게 ‘올해의 혁신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LG전자가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분야에서 수십 년 간 쌓아온 모터와 인버터 경쟁력이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에서 엔진 역할을 하는 구동모터나 인버터는 세탁기 등 가전에 들어가는 것과 기본 원리가 같다”며 “LG전자는 이들 부품에 강점이 있어 여러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3D프린팅 기술인 ‘HP 메탈 젯’을 통해 생산한 폭스바겐의 기어 변속기. [HP 제공]
英 다이슨·美 HP, 모터·프린팅 기술 앞세워 전기차 분야 진출

다이슨도 모터 경쟁력을 발판으로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업체다. 다이슨은 얼마 전 싱가포르에 최첨단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등 전기차 사업에 약 25억 파운드(약 3조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의 전기차 공장은 오는 12월 착공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이슨의 핵심 경쟁력은 헤어드라이어와 무선청소기 등 혁신 제품으로 검증된 디지털 모터에 있다. 이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전기차 개발에 착수한 다이슨은 싱가포르 공장 완공과 함께 신개념 첨단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세계 1위 프린터 업체인 HP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인 ‘HP 메탈 젯(HP Metal Jet)’ 활용한 전기차 부품 생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HP는 30년간 쌓아온 프린터 헤드와 첨단 화학 기술을 접목, 기존 자동차 부품과 동일한 재질의 스테인레스강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HP의 이 기술을 설계와 생산 로드맵에 적용해, 2025년까지 출시할 80종의 새로운 전기차에 도입할 예정이다.

김대환 HP코리아 대표는 “HP는 메탈 젯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고객들에게 디지털 시대에 맞는 속도와 품질, 경제성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2040년까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신차 판매 비중 변화 예상 추이. [단위=%·자료=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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