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과거 별명 ‘춘천 거지’…보름 동안 굶은 적 있어”

‘TV는 사랑을 싣고’서 아픈 유년시절 고백
대학시절 은인, 한진구 교수님 찾아 나서
  • 등록 2019-12-20 오전 12:05:00

    수정 2019-12-20 오전 12:05:00

소설가 이외수 (사진=KBS1 ‘TV는 사랑을 싣고’)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47년간 작가 생활을 한 대한민국 문학계의 거장 이외수(74)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과거를 회상했다.

이외수는 20일 방송되는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극도로 고통스러울 만큼 가난해 살고자 하는 의지까지 저버리고 싶던 대학생 시절, 버팀목이 돼주었던 은인을 찾아 나선다.

이외수는 “사실 원래 꿈은 작가가 아니라 화가였고, 지금까지도 미술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의외의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가난 때문에 미술가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곁에서 물심양면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1966년 당시 춘천교대 미술 담당 한진구 교수님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가정사를 공개했다. 교사 부모님 사이에 태어난 이외수는 2살 때 중금속 중독으로 어머니를 잃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집을 나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이외수는 “어린 시절 기억이라곤 할머니와 이삭을 줍고 젖동냥 다녔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후 10살이 되던 해에 집 나갔던 아버지와 8년 만에 재회했지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재혼했던 아버지로 인해 새엄마에게 이외수는 눈엣가시였다. 설움 속에 유년 시절을 보내고 대학 생활 동안에도 아버지에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금전적으로 힘겨웠던 학창시절을 보냈다며, ‘춘천 거지’로 불리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씻는 것조차 사치였기에 늘 꾀죄죄한 모습으로 다녀 ‘춘천 거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며 “하숙집 방세 500원을 내지 못해 이곳저곳 쫓겨 다니느라 안 살아본 학교 앞 하숙집이 없을 정도였고, 15일 동안이나 굶었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KBS1 ‘TV는 사랑을 싣고’)
힘들었던 대학 시절, 삶에 대한 의지를 일깨워준 은인 한진수 교수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쳤다.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어려서부터 유일한 꿈이었던 화가를 위해 4년제 미대에 가고 싶었던 이외수. 그러나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가 될 것을 권했던 아버지의 뜻에 타협해 1966년 춘천교대에 입학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외수는 “다른 학생들에게 내가 배곯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수제비라도 끓여 먹으라며, 교수님이 손수 밀가루 한 포대를 어깨에 지고 하숙집에 오신 날을 잊을 수 없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학교 수업은 등한시했지만, 유일하게 미술 수업만큼은 열심히 참석하며 미술실에서 밤새우다 교수님과 연이 깊어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 전문적인 레슨 한 번 받은 적 없어 보잘것없다 여겼던 내 열정과 재능을 높이 사준 교수님은 형편이 어렵다는 걸 눈치채고 물감이나 캔버스를 챙겨주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교수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외수는 생활고 때문에 그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춘문예에 도전해 1972년 강원일보 신인 작가로 등단하며 소설가로 전향하게 됐다.

이후 20년 한 교수가 돌연 한국을 떠나면서 두 사람은 연락이 끊겼다. 이외수는 “교수님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주변 제자들을 통해 수소문했으나 결국 소식을 알 수 없었고, 그 이후엔 2014년 위암 3기 판정, 2016년 남성 유방암 발병 등 건강의 적신호가 켜지며 더욱 교수님을 찾아뵐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암 투병 후 교수님을 찾아뵙기 위해 더 나은 때만을 기다려왔던 순간들이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한 교수를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심정을 밝혔다. 아버지 같았던 한 교수와 이외수가 20년 만에 재회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20일 오후 7시40분 KBS1 ‘TV 사랑을 싣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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